​[유통업계 흑역사㊲] ‘계륵’된 합작사에 신용마저 잃은 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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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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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작사 설립·M&A 잇단 실패

  • 적자 행진에 신용평가도 추락

  • 작년 영업손실 56억 차입금 급증

  • 독자적 신약 부족…재정악화 지속

김영진 한독 회장.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이정수 기자 = 60세를 넘긴 제약사 한독이 최근 들어 신용도 추락과 투자 실패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기업 성장을 위한 탈출구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형국이다.

1954년 한독(당시 한독약품)을 설립한 창업주 김신권 회장은 1964년 독일 제약사인 훽스트와 합작사 제휴를 맺고 해외 제품과 기술을 도입해 경영 성과를 이뤄냈다. 이후 훽스트는 합병 과정을 거쳐 사노피아벤티스로 변경됐고, 한독에서는 2006년 2세대인 김영진 2대 회장이 취임했다.

이 시기부터 한독과 사노피아벤티스는 독립경영을 시작했고, 2012년 10월 양사는 합작관계를 정리했다. 그러나 합작관계 정리와 함께 약가인하 정책도 추진되면서 주요 제품과 사업 크기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독은 토탈헬스케어 기업 지향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고,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대응책을 모색했다. 그 일환으로 2013년 10월 다국적제약사 ‘테바’와 합작사 ‘한독테바’를 설립했다.

테바는 제네릭(복제약) 제약사 세계 1위인 이스라엘 제약사로 국내 제약업계로부터 적잖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김영진 회장은 한독테바 설립 당시 “새로운 비즈니스 장을 열었다. 합작사는 고품질 제품과 신약 제공으로 국내 제약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합작사인 한독테바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공식 출범된 지 1년도 안돼 홍유석 대표가 사임했고, 지난해 매출액이 202억원으로 출범한 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독은 다국적사’라는 비아냥만 더해지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한독테바는 2015년 106억원, 지난해 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도 각각 86억원, 43억원이었다. 한독은 지분의 49%를 갖고 한독테바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독 영업이익이 2014년 103억원에서 2015년 62억원, 지난해 36억원으로 2년 내내 곤두박질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독은 한독테바 외에도 △태평양제약 사업부 인수 △바이오업체 제넥신 지분 인수 △일본 원료개발업체 인수 △미국 업체 지분 출자에 이어 공장 설비 증설까지 여러 방면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만할 수익 구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때문에 한독 차입금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최근 수년 사이에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1500억원을 넘겼다.

결국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11월 한독에 ‘A-(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기까지 했다. 독자적 신약·제품이 부족한데다, 자체창출현금을 상회하는 지분·시설 투자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실 악화는 올해 2분기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독테바 설립과 인수합병으로 업계 10위를 달성하겠다는 한독 목표는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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