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커제, "알파고 진화, 지난해와 달라...'바둑의 신' 수준"

커제 9단, 구글 알파고와 대국 후 기자회견 "너무 잘해서 화도 안나"

커제 9단이 23일 구글 AI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서 패배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본 세계 랭킹 1위 커제(柯潔) 9단이 알파고가 '바둑의 신' 수준의 실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23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 열린 알파고와의 대국 후 기자회견에서 커제가 "지난해의 알파고와는 완전히 달랐다"면서 "사람이 두는 바둑에 가까웠고 점점 '바둑의 신'의 경지에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커제는 "놀라울 정도로 알파고의 실력은 뛰어났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알파고가 너무 잘해서 전혀 화가 나지 않았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또, 대국이 끝난 후 쓴웃음을 지은 이유에 대해 묻자 "스스로 패배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커제 9단은 "예전의 알파고에는 약점이 있었고 이에 이번 대국에서 버그를 찾아내 이기려 했지만 이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알파고의 바둑에 대하 이해도와 판단력은 이미 인류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커제는 "알파고에 약점이 없다는 사실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나는 스스로를 영원히 믿고 계속해서 최선을 다해 남은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알파고와 커제 9단의 첫 대국은 알파고의 승리로 끝이 났다. 알파고는 289수 만에 백 1집 반승을 거뒀다. 2, 3차전은 오는 25일, 27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