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투명성에 발목 잡힌 미래 먹거리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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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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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부원·김은경·김정호 기자=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산업이 '회계 투명성'에 발목을 잡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기업공개(IPO) 문턱에서 넘어졌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상장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당국이 뚜렷한 회계기준을 만들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IPO 재개를 위한 열쇠인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정밀감리를 이달 안에 통과할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앞서 3월 14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한공회는 100억원대 계약보증이행금 회계처리 문제로 정밀감리 결정을 내렸다.

거래소는 예심 승인 후 6개월 안에 상장을 마치도록 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늦어도 9월 14일까지는 상장을 끝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서는 오는 6월 증권선물위원회 감리위에 정밀감리 결과 안건이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한공회 측은 "여전히 정밀감리를 진행 중"이라며 "언제 완료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KPMG 측은 "정밀감리와 관련해 한공회로부터 통보받은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증선위 쪽도 다음달 감리위 안건을 아직 못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마찬가지다. 당국이 특별감리에 들어갔지만,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실무부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살펴보고 있지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도 문제가 있다. 바이오 산업 특성에 맞는 회계기준을 미리 마련했어야 한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연구개발비를 보수적으로 처리하는 기업도 있지만 IPO를 의식해 공격적으로 처리하기도 한다"며 "같은 회계항목이라도 인식 시점이나 방식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어 번번이 논란이 불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플란트업계 1~2위를 다퉈 온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도 예로 들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상장을 준비하던 덴티움을 상대로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다. 덴티움이 계약금을 매출로 분류해 매출액을 부풀린 정황이 의심된다는 거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실제 주문을 받고 물품을 공급한 만큼만 매출로 인식해왔지만 덴티움은 선수금으로 받은 계약금도 매출로 잡았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정밀감리를 맡은 한국공인회계사회는 매출과다계상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반품충당부채를 과소계상한 점을 지적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도 이를 받아들여 덴티움에 대해 비교적 가벼운 경고처분을 내렸다.

앞서 3월 덴티움은 우여곡절 끝에 증시에 입성했다. 하지만 이미 회사 이미지는 크게 훼손돼 버렸다.

바이오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핵심 분야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고의성만 없다면 9월에는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바이오업체에 대한 신뢰가 이미 추락했고, 후발업체 상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J헬스케어, 티슈진을 비롯한 바이오업체가 연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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