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확대로 금융회사 배만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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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3-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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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은행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경기상황을 핑계로 대출금리는 쉽게 올리는 반면 수신금리는 좀처럼 높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앉아서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놀음'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5조5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2.5%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이자이익 덕분이다.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34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저금리와 경기 부진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과 저축은행으로 집중된 것이다. 

 

[그래픽= 임이슬 기자]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소득이 좀처럼 늘지 않자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예·적금 수요가 많아지다 보니 은행과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을 위해 수신 금리를 올릴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만히 있어도 돈이 알아서 들어온다는 얘기다.

실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은 지난해 말 기준 1017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꾸준히 낮추고 있다. 지난달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1.49%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이 중 순수 저축성예금은 연 1.44%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개월째 오름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연 3.19%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내리고 대출금리를 높이면서 1월 예대금리차는 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다.

2월에는 전반적인 시장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전체 예대금리차가 1.96%포인트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동반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예금금리 하락폭이 대출금리보다 더 컸다. 예금은행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연 3.38%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반해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1.49%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이 가운데 순수 저축성예금은 연 1.44%로 0.03%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예대마진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자 수익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저축은행 대출은 금리 27~27.9% 구간에 50% 이상이 몰려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총 수신액은 42조692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11%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2조29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증가했다.  

이처럼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가 커지는 것에 대해 금융회사들은 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 대한 생존모색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실상 대출을 늘리지 말라고 지시한 이후 은행은 예대금리차 확대를 통해 수익보전에 나섰다"면서 "리스크를 낮추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올해 세 번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당국 주도로 대출영업 확대가 어렵게 됐다"면서 "예대마진 위주 영업에서 벗어나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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