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클레임 걸었다고 현대건설 블랙리스트…쿠웨이트석유공사 "지나친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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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2-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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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후 쿠웨이트 내 수주 활동 위축 불가피…정부 차원 중재 등 노력 필요"

현대건설이 쿠웨이트에서 2009년 준공한 뉴오일피어 현장 전경. [사진=현대건설 제공]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현대건설이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인 KOC(Kuwait Oil Company)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향후 현지에서의 수주 활동 위축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향후 2년간 200억달러에 육박하는 발주 물량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등 쿠웨이트가 중동 지역에서 1·2위를 다투는 건설시장이란 점에서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단순 클레임을 빌미로 거래중단까지 거론되는 것은 발주처의 소송 취하를 압박하기 위한 발주처의 ‘갑(甲)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 및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KOC가 계약 위반을 이유로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50개 업체 블랙리스트에 국내 건설사로는 현대건설이 포함됐다. <2017년 2월 14일 본지 단독기사 바로가기>

현대건설은 2010년 KOC로부터 수주한 ‘오일 및 가스 파이프라인 설치공사(14억585만달러)’에서 대규모 준공 손실이 발생하자 소송 등을 통해 클레임 타결을 추진하면서 발주처와 갈등을 빚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은 2014년 해당 사업을 준공하면서 600억원 이상의 추가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OC는 쿠웨이트 정부가 지분을 100% 소유한 자국 내 가장 큰 석유회사인 만큼, 갈등이 지속된다면 현대건설로서는 향후 쿠웨이트 내에서의 수주 활동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KOC가 공기 지연과 부실 시공과 같은 심각한 계약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업체까지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소송 취하를 압박하는 등 일종의 발주처 갑질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KOC 자말 자파르(Jamal Jaafar) 회장까지 전면에 나서 블랙리스트 업체와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한 것도 일종의 압박 전술이라는 것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저가수주로 피해를 본 현대건설이 뒤늦게 클레임을 건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겠으나, 이 정도 문제를 갖고 발주처에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압박하는 것은 명백한 갑질”이라며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 우리 정부 차원의 중재 등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쿠웨이트 건설시장은 쿠웨이트 정부가 세운 ‘제5차 경제개발계획(2015~2020년)’에 따라 △대규모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 △신도시 조성 등 주택 공급 확대 △철도·지하철 건설 등을 지속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에만 약 157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쿠웨이트는 저유가 영향으로 주변 중동 국가의 프로젝트 발주가 감소한 2015년에도 총 32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등 건설시장 규모를 키워왔다.

국내 건설사들도 2014년 77억3888만달러, 2015년 49억6068만달러, 2016년 33억31838달러 등 수주를 지속해 2015년에는 쿠웨이트가 중동 내 가장 큰 수주시장으로 떠올랐다.

국내 업체가 쿠웨이트에서 최근 수주한 대표적인 사업은 지난해 현대건설이 쿠웨이트 국영 정유회사 KNPC로부터 따낸 15억달러 규모 ‘아주르 LNG터미널 건설사업’과 두산중공업이 수주한 4억달러 규모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 등이다.

또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지원을 받은 선진컨소시엄이 올해 1월 ‘쿠웨이트 압둘라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수립 및 실시설계’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선진, 포스코A&C, 포스코ICT, 현대종합설계, 삼일PWC 등으로 구성된 선진컨소시엄은 향후 압둘라 신도시에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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