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홀딩스, 1년 간 주가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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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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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사진=한라그룹]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한라그룹(회장 정몽원)의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의 주가가 잇따른 자회사 한라건설 지원에 기를 못 피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라홀딩스는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194억원, 영업이익 239억원의 견실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는 최근 1년새 6만원 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라홀딩스는 자회사의 배당수익, 한라건설과 만도의 브랜드 사용료, 그룹 IT센터의 IT 제품 판매, 마이스터 사업 부문의 자동차 부품과 용품 판매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과거 한라그룹은 만도를 통해 한라건설을 지원, 시장에서 비난 여론이 거셌다. 2013년에는 만도가 100%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 전환우선주 3385억원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만도가 한라홀딩스와 만도로 인적분할하면서 당시 5010억원의 현금 가운데 4500억원을 한라홀딩스가 가져왔다.

지주사 설립 이후 잠잠했던 한라그룹의 한라건설 지원은 올해 또다시 시작됐다. 지난 3월 한라홀딩스는 한라건설의 매각대상 자산인 제주 세인트포CC를 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3000억원 중 한라홀딩스는 1300억원, 한라(주)는 8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한라의 초기부담금 800억원도 한라홀딩스가 먼저 지불하는 형식이다. 당시 한라홀딩스의 인수 소식에 주가는 하루 만에 9500원(15.6%) 급락했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세인트포CC를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샀으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적정가치 평가를 해봐야 알 것”이라고 짚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한라그룹은 2012년 이후 지배구조 이슈와 실적부진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주회사는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리스크가 높은 부동산 개발사업에 참여해 계열사의 재무 부담 완화를 위해 참여했다는 평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 만이 아니다. 한라홀딩스는 지난 26일 한라건설의 또 다른 자회사인 한라아이앤씨를 흡수합병했다. 업계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한라홀딩스에는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라아이앤씨는 투자자문업을 하는 금융회사로 지난해 45억원 매출에 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던 한라건설은 이번 매각으로 약 30억원의 현금을 얻게 된다. 반면 부채 135억원은 고스란히 홀딩스의 몫이 됐다.

이에 대해 한라홀딩스측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에서의 행위제한 규정 준수와 경영 효율성 증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합병했다”고 설명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계열사 지원에 주식시장은 한라홀딩스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만도의 주가가 1년 동안 14만1000원에서 22만500원으로 56% 급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같은 계열사에 대한 지원으로 한라홀딩스는 장기신용등급이 A+에서 A(Stable)로 하향됐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한라홀딩스의 등급 하향은 기존 영위사업 대비 높은 사업위험을 보유한 골프장 운영·개발사업(㈜에니스) 편입에 따른 사업안정성 저하, 인수자금 유출에 따른 재무부담 상승과 향후 부지개발 투자 관련 추가 자금투입 부담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라홀딩스 주가 1년 추이.[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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