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리는 영세 밴대리점 … 카드업계 밴수수료 인하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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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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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밴수수료 절감에 적극 나서면서 신용카드 단말기를 보급·관리하는 밴대리점들에 불똥이 튀고 있다.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영세 밴(VAN) 대리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카드업계가 밴수수료 절감에 나서면서 밴 대리점의 수익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 감소가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를 받고 있는 카드업계가 수수료 체계를 개편할수록 밴 대리점의 타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카드사들이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에 대한 전자전표 수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밴 대리점들의 수익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하는 밴수수료는 결제 1건당 120원 가량이다. 밴수수료는 승인수수료와 매입수수료로 구분되며, 비율은 7대3 정도로 알려져 있다. 매입 수수료는 데이터전송비와 전표수거비(종이+전자)로 또다시 분류된다. 이 가운데 밴대리점들이 각 가맹점에서 전표를 수거해서 받게 되는 전표수거비(건당 30~40원 가량)를 못받을 처지에 놓인 것이다.

최근 현대카드는 각 밴사에 삼성페이에 대한 전자전표를 수거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삼성페이는 지문인식 등을 통해 본인 확인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굳이 전표를 사들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카드가 밴사에 지불하는 매입수수료는 건당 57원 가량으로, 이중 전표수거비는 37원 정도이다. 결제 1건당 80~90 가량의 수수료를 챙기는 대리점으로서는 수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밴사들은 대리점의 수익보전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밴업계 관계자는 “밴수수료의 대부분이 대리점에게 제공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표수거비가 없어진다 해도 본사가 대리점의 수익을 보전해 줄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문제는 간편결제가 확산될수록 대리점들의 타격이 커진다는 점이다. 현재 간편결제의 비중은 전체 결제 건의 1~2%에도 못미치지만 이미 핀테크 활성화 정책 등으로 결제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대카드에 이어 타 카드사들이 전자전표 미수거에 동참하게 되면 전국 2000여개 밴 대리점들은 사실상 생존 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위해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를 가능토록 한 것도 밴 대리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무서명 거래가 이뤄지면 카드사들은 전표를 수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전표수거비를 밴사에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로 인한 밴업계의 손실은 밴대리점들이 그대로 떠안고 있다. 현재 대형 카드사 한곳의 전체 소액결제 중 20~30%가 무서명 거래로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밴 대리점들이 수익은 이미 곤두박질친 상태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라는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다 보니 카드사로서는 밴수수료를 내려 수수료 인하 여건을 만들려 하고 있다”며 “무서명 거래 확산과 함께 간편결제의 비중이 높아지면 밴 대리점의 기반은 더욱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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