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44) 지구는 좁다…'우주 실크로드' 개척 나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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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0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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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 7월 25일 쓰촨(四川)성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서 제18∙19호 차세대 베이더우 항법위성을 탑재한 창청(長征)3호을(乙)과 위안정(遠征) 1호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시창 = 신화통신 /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바야흐로 '우주전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과거 미개척 황무지, 바닷길 등을 개척했던 세계 열강은 21세기 현재 '우주를 개척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인식 하에 거대한 성장잠재력을 지닌 우주 정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우주개척 행보는 주목할만하다. 중국은 우주산업을 모티브로 현대판 동화 '재크와 콩나무'를 써내려가고 있다. 보잘것없던 콩 몇 알이 끝도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콩줄기로 자라 재크에게 거인나라의 황금 거위알을 안겨준 다는 이야기. 어느 누구도 경계하지 않는 사이 신흥우주 강국의 위치까지 성큼 올라선 중국은 황금알을 품은 우주를 향해 빠르게 질주하고 있다. 

◆ 반세기만에 모습을 드러낸 우주제국

중국은 막대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미국, 러시아, 유럽을 위협할 우주강국의 모습을 빠르게 갖춰가고 있다.

미국우주기금회에 따르면 중국 우주산업 예산은 2010년 기준 22억4000만 달러로, 연간 성장률 25.14%를 기록했다. 이 같은 속도라면 2020년까지 중국의 10년간 우주산업 예산은 931억 달러(약 110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우주개발 역사는 이미 반세기를 넘었다. 건국 이후 1957년 중국탑재로켓기술연구원을 창설한 중국은 1970년 첫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 1호 발사에 성공했다. 이로써 중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다섯 번째 국가가 됐다.

1990년대 들어 유인 우주선 개발로 연구 방향을 돌린 중국은 2003년 중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를 발사한다. 이어 2011년 중국 최초의 실험용 우주정거장 모듈인 톈궁(天宮) 1호를 쏘아올렸고, 2012년과 2013년 선저우 9호와 10호가 톈궁 1호와의 수동·자동 도킹에 성공해 명실상부한 우주정거장 시대를 열었다.

중국은 2013년 12월 최초의 무인 달 탐사 차량인 옥토끼(玉兎·위투)를 탑재한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 3호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달 착륙에 성공한 세 번째 나라가 됐다.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다.

2020년부터는 미국, 러시아 등이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급의 우주정거장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2022년까지 지구 궤도에 우주인이 외부지원을 받지 않고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 2020년께는 전기추진 시스템이 장착된 최초의 최첨단 통신위성 발사에도 나선다. 

우주 개발 프로젝트는 국력을 과시하는 정치·군사·외교적 성격이 짙다. 특히, 위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첨단무기들에 의존하는 군에 있어 우주는 '매우 높은 곳에 있는 지상'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군수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우주 발사체는 미사일 기술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고 특히 인공위성 위치확인시스템(GPS)은 군사전략적 문제와 직결된다.

9월 3일 드디어 베일을 벗은 역대 최대규모의 '항일승전 70주년' 열병식에서도 중국이 자체 개발한 GPS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가 동원됐다. 장비부대의 진행속도 등과 관련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열병식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다. 중국 열병식은 군사굴기(崛起·우뚝 일어섬)와 함께 우주굴기를 이룩한 중국의 글로벌 파워를 전 세계로 과시하는 무대로 기억될 전망이다.

◆ '베이더우 시대' 쑥쑥크는 우주경제

우주경제는 이 같은 우주활동이 만들어내는 상품과 서비스 및 관련 응용 산업 등을 포괄한다. 부가가치가 매우 높고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우주산업은 위성방송과 휴대전화 통신 등 최첨단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국가 핵심산업으로 꼽힌다.

가장 주목되는 중국의 우주경제 분야는 단연 미국의 위성항법시스템인 지피에스(GPS)에 맞서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베이더우' 항법시스템이다.

지난 2013년이 베이더우 산업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베이더우 항법위성과 나노 위성을 집중적으로 발사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1호 발사 이후 현재까지 19번째 베이더우 항법위성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한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35개의 베이더우 항법위성을 추가로 발사해 전 세계를 영향권 범위안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위성항법측위협회에 따르면 베이더우 산업의 규모는 올해 2250억 위안, 연간복합성장률은 47%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에는 약 4000억 위안 규모로 확대되고 시장 점유율은 60%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베이더우 산업 관련 중국 기업은 1만1000개를 넘어서고, 종사인원 또한 33만명에 육박한다.

중국은 베이더우의 글로벌화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국제해사기구 해사안전위원회(MSC) 제94차 회의에서 베이더우 위성항법장치의 인가가 마무리되면서, 베이더우는 미국의 GPS, 러시아의 글로나스에 이은 세번째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중국의 올해 최대 국책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와 함께 베이더우 글로벌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 중국 정부는 2018년까지 일대일로 연계 국가의 통신 신호를 전면 관리할 수 있는 위성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향후 3~5년 내 꾸준히 관련 지역에 베이더우 시스템을 결합한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 중국 IT 기업의 미개척 시장 '우주'

중국 대표 IT 기업들에게도 우주산업은 놓칠 수 없는 미개척 시장이다. 정부차원의 안보·군용 수요 외에 상업용 베이더우 시장이 중국 당국의 베이더우 상업화 구상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11억7300만 위안을 투자해 중국 최대 GPS지도 서비스 제공 업체 나브인포(四維圖新·쓰웨이투신)의 지분 11.4%를 인수했다.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또한 지난해 중국 GPS 기술 개발업체인 카이리더(凱立德)에 9400만 위안을 투자했다. 또 다른 대형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는 지난해 초 베이더우, GPS, 글로나스의 세 가지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춘 핸드폰을 선보였다. 이밖에 중싱(中興), 하이신(海信) 등 가전업체들 또한 베이더우 시스템을 활용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8월 국유 방산업체인 병기(兵器)공업그룹(영문명 노린코)과 공동으로 '첸쉰(千尋) 위치 네트워크 유한공사'(이하 첸쉰 네트워크)를 공식 출범하며 베이더우 시장으로의 본격 진출을 알렸다. 설립 자본금은 20억 위안으로 양사가 50%씩 지분을 출자했다.

천쉰 네트워크의 기본 구상은 인터넷과 베이더우의 융합으로,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컴퓨팅 자회사인 알리윈(阿裏雲)이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기능과 병기공업그룹의 우수한 GPS기술이 합쳐져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는 베이더우 외에 우주여행 상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는 자사 종합 여행상품 플랫폼인 타오바오여행을 통해 우주여행 상품 판매에 나섰다.

이 상품들은 상업용 우주비행 전문여행사인 미국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와 합작을 통해 제작된 것으로 당시 59만 9999 위안, 62만 9999 위안, 138만 5999 위안 등 3가지 가격대의 상품이 공개됐다. 타오바오 측은 이를 통해 이르면 올해 안으로 첫 우주여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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