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경의 머니마니] 분리형 BW의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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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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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일부 대주주의 경영권 편법 승계에 악용되면서 공모 발행이 금지됐던 분리형BW(신주인수권부사채)가 2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사실 BW는 활용만 잘 하면 기업이나 투자자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당히 매력 있는 신종채권이다.

앞서 2009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자 자금 경색에 빠진 한국기업들은 분리형BW 공모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BW를 발행했던 기업들 가운데 신용도가 높았던 기아차의 경우 연 5.5%의 금리로 3년 만기 BW를 발행한 바 있다. 현재의 금리와는 비교가 안 되는 고금리였다. 하지만 당시 은행이 기업 대출을 꺼리는 시기였고, 5.5%의 금리에 3년이나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는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기아차 BW 청약에 대거 몰렸고 경쟁률은 약 7대 1을 기록했다.

그 후 BBB 수준의 신용을 보유한 기업에서도 연 8%대 금리로 잇따라 BW를 발행했고 경쟁률도 수십대 일을 달하는 등 BW 공모는 연일 대박 행진이었다.

BW는 채권이지만 발행 기업의 신주를 정해진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는 옵션, 즉 '워런트'가 덤으로 붙어있는 채권을 말한다. 2009년 3월 발행된 기아차 BW에는 기아차 주식 한주를 6880원에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었다. 발행 당시 주가는 7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었으니 당장 워런트만 매도해도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BW를 통해 자금 경색에서 벗어난 기업의 주가는 바닥을 찍고 우상향하고 여기에 실적까지 개선되기 시작하면 BW 투자자는 숨겨뒀던 비장의 무기인 워런트를 매도해 프리미엄을 챙기거나 주식으로 전환해 주주가 될 수도 있다.

발행 당시 행사 가격을 조금 웃돌던 기아차 주식이 2년 만에 8만원을 찍자 기아차 BW 투자자들은 대박이 났다.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들이 덤으로 받은 워런트에서 대박이 난 것이다. 만약 만기 때까지 기아차 주식이 행사가를 밑돈다면 그냥 채권 이자와 원금 상환에 만족하며 보수적인 채권 투자자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면 그만이다.

BW는 발행한 기업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 투자자에게 워런트를 붙여주는 대신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런트를 행사할 경우에는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 즉,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어 재무 구조가 건전해 지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다만 BW의 본질은 채권이기에 기업이 망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 BW를 발행했던 기업들 중 부도를 내고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아픔만 남긴 채 나몰라라 하는 기업도 다수였다. 이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업에 투자해 개별 기업의 부도 위험을 분산하고 있는 간접투자상품인 펀드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투자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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