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국내 대형 SUV 자존심 모하비… 투박한 매력에 끌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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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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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선의 단순화’ 디자인 그대로 유지, 큰 차체에도 가속성 갖춰

기아자동차 '모하비'.[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투박하다. 두꺼운 라디에이터그릴 라인, 각진 필러와 헤드램프까지 유려한 곡선의 트렌드를 거부한 ‘모하비’의 첫 느낌은 말 그대로 ‘투박함’이었다.

2008년 1월 처음 출시된 모하비는 8년여가 된 지금까지도 페이스리프트도 없이 기존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대한 기아자동차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정통 SUV에 적용되는 프레임바디(H형 뼈대 위에 차체를 얹는 구조)를 채택한 ‘직선의 단순화’ 디자인으로 SUV 본연의 남성적인 느낌을 살렸다. 오피러스에 적용되는 전용 엠블럼을 그려 넣어 프리미엄 차의 위용까지 갖췄다.

1810mm에 달하는 전고 탓에 승차 시에는 사이드스텝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대신 탁 트인 시야를 제공했다. 날로 작아지는 다른 차종의 창문과 달리 큼직한 유리창과 사이드미러도 시야 확보에 한몫했다.
 

'모하비' 내부 인테리어.[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운전석은 4WD 전환과 크루즈 컨트롤 등의 장치 스위치가 마련됐고, 센터페시아에는 오디오와 네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는 모니터가 중앙에 자리 잡았다. 넓은 내부에 비해 화면은 다소 작아 보인다.

6기통 3.0ℓ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6.0kg·m의 성능은 모하비의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모를 느끼게 했다. 힘이 좋아 저속에서 치고나갈 때도 거대한 차체가 밀림이 없었다. 수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했지만 풍절음은 다른 SUV에 비해 적은 편이었다. 첨단 안전 사야인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적용해 시속 50~60km에서의 코너링도 무난하게 통과했다.

시원하게 뚫린 외곽 도로로 나가 속도를 좀 더 내봤다.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는 시속 150km대까지는 막힘없이 무난하게 올라갔다. 하지만 이를 넘어가면서 나오는 풍절음과 흔들림은 어쩔 수 없었다.

승차감 보완을 위해 모하비가 내세운 또 다른 장치는 노면 상황에 따라 차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에어서스펜션이다. 단, 프레임바디 특성 때문인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릴 때 승차감은 모노코크 방식의 다른 SUV보다 앞설 순 없었다. 대형 세단과 같은 방식의 리어 서스펜션을 차용했음에도 2열에서는 도로 상황에 따른 덜컹거림이 심했다.

모하비는 출시 초기에는 커다란 덩치와 투박한 디자인으로 관심을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성능에 대한 고집스러움과 전통적인 디자인에 끌려 최근 다시 각광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 역주행' 행진을 벌이고 있다. 2008년 8899대를 판매한 후 2012년까지 8000대 이상 판매도 달성하지 못했지만 2013년 9000대 이상에 이어 처음으로 1만대 이상을 판 것이다.

모하비가 대세 대형 SUV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외관 및 내부 디자인은 교체할 시기가 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거운 차체임을 감안해도 최근 친환경 추세를 볼 때 다소 박한 연비 개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복합연비 기준 ℓ당 10.2km(상시 4WD)로 표시됐지만 복잡한 시내 주행에서는 6~7km를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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