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권성민 PD 해고 결정에 “또 다시 망나니 칼춤 추려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1-23 10:2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권성민 PD]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MBC 노조가 권성민 PD 해고 결정에 일침을 가했다.

노조는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기어코 김재철 시절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말았다”라고 운을 뗐다. 노조는 “사측은 지난 19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권성민 PD의 해고를 결정했다. 회사를 위해 입바른 소리 한번 했다가 정직 6개월의 고초를 겪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라며 “현 경영진의 반민주적 광기 말고는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폭력”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권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라는 게시물을 3차례 올렸다. 예능 PD로서의 경험과 생각을 가볍게 소개하는 만화 형식이었다. 회사는 권 PD가 자신의 처지를 ‘유배’로 표현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권 PD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되짚어 보면 유배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라며 “권 PD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 게시판에 ‘MBC의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개인적인 사과를 담은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개인의 양심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부당 징계였다. 정직 기간이 끝난 이후에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전보 조치됐다. 부당 징계에 이은 부당 전보였다. 이를 두고 권 PD의 역량을 고려한 업무 배치라고 억지를 부릴 것인가? 이를 유배로 표현한 것이 어찌 해고의 사유가 된다는 말인가”라고 성토했다.

노조는 또 “회사는 권 PD가 김재철 전 사장의 발언을 인용했다는 점도 걸고 넘어졌다. ‘공정방송 못하면 한강물에 내던지라’는 유명한 발언”이라며 “프로그램 편집의 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사례로 인용된 것인데 이 정도의 표현에 해고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미 불명예 퇴진한 전 사장의 발언 하나를 언급한 것이 그리도 무거운 죄가 된다는 말인가? 이렇게 이성을 잃고 망나니 칼춤을 추게 만든 현 경영진의 ‘역린’이 고작 김재철 정도였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사측은 권 PD가 회사를 비방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비판과 비방을 구분하지 못하는 유아적 대응에 지나지 않는다. 권 PD의 정상적인 의견 개진과 표현을 징계와 처벌로 대하는 회사의 비정상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며 “다시 강조하지만 최초의 원인 제공자는 사측이다. 보도국 수뇌부는 세월호 사건의 진실은 애써 외면하면서 유가족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보도 참사를 일으켰고 경영진은 이를 비호했다. 실망하고 분노한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권 PD는 해고라는 현실에 맞닥뜨렸다.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가. 적반하장은 이를 두고 하는 말 아닌가? 조합은 이번 징계를 한 개인에 대한 집요한 표적 징계이자 감정에 치우친 부당 해고로 규정한다. 경영진은 경솔하게 망나니 칼춤을 추었다. 노동자에게 해고는 살인과 다름없다. 조합은 뒤바뀐 가해자와 피해자의 본래 자리를 되찾는 일에 즉각 나설 것이다. 그것은 MBC의 비정상을 바로잡는 또 하나의 행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권성민 PD는 문제의 만화를 자신의 블로그와 SNS에 게재하고 이것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해고의 단서를 제공했다.

권 PD가 올린 만화에는 “꼴도 보기 싫으니까 수원으로 가렴”이라는 발령장을 든 자신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 아래에는 “회사에 싫은 소리 했다가 수원으로 출퇴근 중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이에 대해 MBC는 “취업규칙 및 내부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위반”이라며 “카툰이 편향적이고 저속한 표현을 동원해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반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