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윤수영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 "이머징 국채, 투자해 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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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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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수영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파이낸스스퀘어 내 집무실에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신흥국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고 봐요. 이제는 악재나 불확실성도 안정화되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수영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는 올해 눈여겨보고 있는 투자대상으로 이머징마켓(신흥국시장) 국채를 꼽았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저유가 등 자본시장의 악재로 꼽히는 요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시점에 와 있다는 얘기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우리자산운용과 키움자산운용이 합병해 2014년 12월 공식 출범한 회사다. 키움자산운용 출신인 윤 대표가 지난해 5월부터 우리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합병을 준비하고, 통합사의 수장이 됐다. 공식 출범 한 달여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의 키움파이낸스스퀘어에 자리한 윤 대표의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신흥국채 적기… 세제 뒷받침돼야

지난 2월말 출시해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운용중인 단기국공채펀드는 한 해동안 8000억원이 넘는 자금(9일 기준)을 끌어모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뭉칫돈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윤 대표가 이머징 국채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우리나라 금리와 국고채 수익률이 2% 수준인데 반해 이머징 국가들의 금리 수준은 10%에 근접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단기적으로는 환율로 인한 충격이 있겠으나 불확실성 해소로 인해 앞으로는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에는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판다'는 말이 있다. 정확한 저점과 고점을 찾기 어려운만큼 어느 정도 방향이 바뀌었을 때, 즉 반등 국면이라고 판단될 때 사서 최고점을 찍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뜻이다. 윤 대표도 '무릎'을 언급했다.

"예를 들면 지금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수준이에요. 이머징 국가의 통화 약세 국면은 이미 '무릎'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머징 국가는 원자재나 유가와 연관이 있는 국가가 많은데 이 역시 지금 수준이면 투자해볼 만한 시점입니다."

신흥국 채권이 가진 단점인 높은 변동성과 환율에 따른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관리할 수 있도록 연구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이머징 국가의 채권에 투자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투자 인덱스는 달러가 될 것"이라며 "환율의 영향을 감안해 일반적으로 통화가 강세를 보일 때와 폭락할 때를 나누어 투자방향을 정하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어느 정도 마쳤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표는 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할 경우 투자이익의 2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그런데 운용사를 통해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면 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이런 이유로 직접 투자에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브라질 국채의 경우 우리나라와의 협정을 통해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면서 4~5년 전부터 인기를 끌었다.

윤 대표는 "브라질 국채가 현재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데 전문적 투자집단이 아닌 개인은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개인투자자에게 직접 투자를 권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현 세제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 늘리기보다 운용능력이 먼저

올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목표는 순이익이나 수탁고의 확대가 아니다.

윤 대표는 "숫자로 나타나는 실적보다는 확실한 운용능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해외투자나 대체투자 부문을 키워 펀드 수익률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수치도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해외투자의 경우 이를 통해 해외진출로 연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윤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껏 금융권의 해외진출 방식은 현지에 법인이나 현지 회사와의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었지만, 해외투자 지분을 먼저 키우고 그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을 때 합작이나 현지 진출을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시장에 영향력을 끼칠 만한 역량을 확보한 다음 진출하는 게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계열사인 키움증권과의 협업도 꾸준히 진행해 갈 예정이다. 

윤 대표는 "자산관리 부문에서 키움증권이 온라인으로 거래할만한 상품을 운용과 함께 개발하고 있고, 키움증권이 고민하고 있는 절대수익형상품인 ARS(Absolute Return Swap)의 일부를 운용에서 맡는 방안도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진출하겠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온라인 브로커리지(주식중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입지를 감안하면 상당한 수혜를 볼 수 있다. 단, 금융실명제법 개정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그는 "인터넷 은행이 설립되려면 현재 금융실명제법에서 제한하는 대면확인 규제가 완화돼야만 한다"면서 "이 부분이 해결되면 키움증권이 상당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안착할 경우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100배는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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