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은 잘못된 것일까…매춘은 처벌받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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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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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질문… 생각하는 사회 : 사회를 만나는 철학강의

동성결혼은 잘못된 것일까. 매춘은 처벌받아야 할까
[책]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질문… 생각하는 사회 : 사회를 만나는 철학강의

장의관 지음/미지북스
 

[생각하는 사회]


아주경제 남보라 기자 = 할리우드 영화는 영웅과 악당이 정해져 있고 전래 동화 역시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을 바탕에 두고 우리로 하여금 판단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선과 악, 옳고 그름에 대한 해답은 생각하는 것보다 명확하지 않다. 우리는 종종 사회가 정해놓은 정답에 의문을 갖다가도 곧잘 외면해버리고 만다. 당연시 여기던 도덕관념에 대한 도전은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늘 생각을 해야한다. 생각하기를 거부하는 순간 사회는 선입관과 편견이 만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사회'의 저자 장의관 박사는 "행복을 원한다면 삶을 고민하는 일은 불가피하다"고 일갈한다.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8가지 사회문제를 철학자의 시선으로 꼼꼼히 따져본다.

1장 '안락사는 금지되어야 하는가'는 불치병 환자의 삶을 두고 개인의 자기결정권과 국가의 생명 보호 의무의 충돌을 다룬다. 4장 '동성결혼은 잘못된 것인가'는 동성결혼의 반대근거가 경험적으로 타당한지, 성적 취향의 프라이버시 권리에 사회가 개입할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따진다. 또 7장 '매춘은 처벌받아야 하는가?'에서는 성은 거래될 수 없다는 주장과 성적 자기 결정권이 충돌하며, 마지막 8장 '과시적 소비는 비난받아야 하는가?'에서는 과시적 소비를 사회가 관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도덕적 근거를 들어 개입해야 하는지를 따지고 있다.

각 장마다 쉽고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한 다음, 세계 각국의 제도적 실태와 역사적 배경을 요약해 문제를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 또 풍부한 이론적 배경과 논리적 설명을 통해 단순히 찬성과 반대의 수준을 넘어서 철학과 현실이 만나는 지적인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독자들은 철학이 공허한 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에 가 닿는지 흐름을 알 수 있다. 오늘날 가장 논쟁적인 주제에 현대 정치철학이 어떤 대답을 내놓고 있는지, 현대 정치철학의 최신 트렌드가 무엇인지 접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강점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정의란 한곳에 고정돼 있는 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성이 성장할 때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 "정의로운 사회는 정의에 대한 시민 지성을 필요로 하고, 시민 지성은 삶과 죽음, 사랑과 쾌락, 과거의 책임과 미래의 의무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때 성장한다"며 "이 책이 시민 지성의 성장에 조그만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저자 장의관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재산권과 재분배적 조세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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