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중국비즈(22)] '짝퉁 일색' 중국 게임 시장, 지금은 '환골탈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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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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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국민 모바일 게임 '도탑전기', 중국 게임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 전환 신호탄

  • 텐센트, 샨다게임즈 등 '엄청난 먹성'으로 해외 게임업체 인수, 기술 및 경쟁력 확보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짝퉁 일색의 획일화된 콘텐츠로 게임 시장에서 맥을 못췄던 중국 게임회사가 ‘도탑전기(刀塔传奇)’의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수준 높은 그래픽, 다양한 캐릭터, 원터치 조작, 차별화된 영웅 스킬 및 승급 등으로 중국 본토를 완전히 재패한 도탑전기는 28일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다. 

도탑전기의 인기는 지금까지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중국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결과를 낳았다. 인기있는 해외 게임콘텐츠를 그대로 모방한 게임을 양산하며 게임마저 중국은 ‘짝퉁 천국’이라고 불려왔지만 이제는 역으로 유럽, 미국은 물론 한국 게임회사가 도탑전기를 모방한 ‘아류’ 게임을 줄줄이 출시하게 된 것이다.

이는 ‘황금알’을 낳을 것이 확실한 중국 게임 시장에서의 성공이 한층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됐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중국 경제의 빠른 발전과 함께 컴퓨터,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중국은 미국 다음의 세계 2대 게임 시장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급상승,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게임 유저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3억 6800만명에 육박, 2013년 말에 비해 무려 3008만명이 증가했다. 인터넷 이용인구 중 게임을 즐기는 누리꾼들의 비율도 54.7%에서 최근 58.2%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 중국 게임시장 매출규모도 동기대비 무려 46.4% 증가한 496억2000만 위안(약 9조원)에 달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세도 무섭다. 중국 인터넷시장조사기관인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규모는 148억5000만 위안으로 동기대비 69.3% 껑충 늘었다. 전체 게임시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6%에 육박했다.
 

  [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이처럼 중국 게임시장이 급격히 확장되면서 해외 유명 게임회사가 앞다투어 시장에 뛰어듬은 물론 중국 국내 게임회사들도 우후죽순 늘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모바일 게임 분야에 진출하는 회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경쟁이 빠르게 가열되고 있다. 올 7월까지 중국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 및 관련기업 수는 8500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다수는 해외 유명게임을 공급하거나 짝퉁게임을 양산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한국, 미국 등 해외기업의 게임 시장 컨텐츠 점유율이 아직까지는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게임수출의 가장 많은 쿼터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중국이다. 문제는 ‘도탑전기’의 사례가 보여주듯 중국 게임시장이 이제 질적성장기 돌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점이다.

아울러 최근 중국 게임시장의 성장률이 조금씩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중국 게임 시장전문가는 밝혔다. 중국 게임시장이 앞으로도 안정적 성장세는 지속하겠지만 ‘조정기’에 진입, 마구잡이로 팽창된 시장이 정비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임회사들의 도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알짜배기 회사들이 해외업체와 경쟁할 중국 게임계의 '선수'가 되리라는 것. 여기에 더해 먼저 경쟁카드를 확보하기 위한 중국 게임회사의 해외업체와의 협력, 지분인수 등 적극적인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IT 대표기업 텐센트의 최근 동향이 주목된다. 이미 게임을 주력산업으로 추진, 2007년 한국의 ‘던전 앤 파이터’를 수입해 ‘대박’나면서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쿼터와 영향력을 확보한 텐센트는 최근 한국, 미국 등 게임회사에 대한 투자로 시장확대 및 기술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텐센트는 올해 3월 ‘모두의 마블’ 등으로 큰 인기를 누린 CJ게임즈에 5300억원을 투자하며 막강 카드를 확보했다. 아울러 ‘LOL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올만큼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개발한 미국의 라이엇게임즈의 지분 90%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울러 3차원 게임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개발한 미국 에픽게임즈 지분 약 48%를 3억3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또한 텐센트는 한국의 글로벌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이자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카카오톡’의 지분 13.3%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중국 샨다(盛大)게임즈는 아이덴티티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 샨다 게임즈는 이 회사의 '뉴 던전 스트라이커' 중국 서비스를 맡아 '지성지광(地城之光·던전의 빛)'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2004년에는 '파이널판타지'로 유명한 온라인 게임업체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다. 샨다게임즈는 현재 액토즈소프트 지분 53.4%를 보유한 사실상 주인으로 지금까지 총 1800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액토즈소프트는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 대작 '파이널판타지14'를 야심차게 준비 중이며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4'에서 체험존을 통한 평가에서 이미 '합격점'을 받아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게임회사가 해외 게임업체 특히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시장 진출에 나서는 이유는 게임강국이자 미국, 중국 다음의 게임시장인 한국의 우수한 기술과 인재, 노하우를 얻기 위한 것이자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윈윈’ 활로 모색이 가능하다.

현재 중국 게임업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인재’ 이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중국의 광대한 시장과 자본이라는 점을 주시하고 '상부상조(相扶相助)'의 길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중국 게임회사인 진산(金山)소프트웨어 장즈훙(張志宏) 부총재는 “중국 국내 게임업계의 하드웨어 성장은 매우 빠른 반면 콘텐츠의 질이 높아지는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경험이 풍부한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게임업체인 ‘넷미고(netmego)’가 중국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에 세운 ‘한국 모바일게임 개발지원센터’는 이같은 중국 게임시장의 ‘니즈(Needs)’를 잘 보여주고 있다. 넷미고는 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의 유능한 게임인력과 게임회사를 유치하고 이들에게 사무실, 숙소 3년간 무료임대, 세제 혜택, 인텐시브 등을 제공한다.

게임 시장의 한·중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더 힘을 실을 수 있다. 중국이 자국 내수시장을 넘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시장은 바로 베트남 등 동남아다. 시장분석기관 예측에 따르면 동남아의 게임 시장은 오는 2017년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경쟁력있는 자국 게임업체가 없다는 것도 중국 게임업계는 매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IDC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진산, 쥐런(巨人), 창요우(畅游) 등 중국 게임업체가 지난 2004년 진출해 현재 40%의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 중국 인기 모바일 게임 도탑전기

모바일 액션카드게임인 도탑전기는 원터치의 손쉬운 조작, 다양한 캐릭터와 액션, 화려한 효과 등으로 2014년 중국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게임개발자인 왕신원(王信文) 대표가 이끌고 있는 상하이 소재 리리쓰게임회사가 야심차게 내놓았으며 올 2월에 애플iOS, 3월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에 출시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4월 말 가입유저가 100만명을 돌파하고 일 매출규모도 800만 위안을 넘어섰으며 이어 5월 21일에는 처음으로 텐센트가 제공하는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 제공 앱 중 중국 지역 매출 1위에 올라섰다. 7월10일 기준 실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가 300만명, 일 매출액이 1200만 위안을 돌파한데 이어 18일에는 2000만 위안도 넘어서 중국 게임업계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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