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옥산휴양림의 이상한 주말 단체행사…산림청은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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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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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행사가 ‘산림문화행사’로 둔갑…보고체계도 ‘우왕좌왕’

  • 국가시설 사용기준 논란 가중…야영장 이용객 불만 고조

야영객의 항의와 민원이 빗발치자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단체예약과 관련해 취소 공지를 올렸다. [자료=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공지사항 캡처]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산림청 산하 청옥산 자연휴양림이 야영 성수기인 9월과 10월 주말에 단체행사를 계획하면서 휴양림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용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국가시설 사용승인 규정이 모호한데다 휴양림을 관리하는 산림청과 청옥산자연휴양림간 보고체계도 매끄럽지 않아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부터 인터넷카페와 블로그에서는 청옥산휴양림 단체행사가 산림·숲과 거리가 먼 야구행사라는 점에서 계약절차, 이벤트 회사와 휴양림 관계자 접촉경로, 그리고 행사취지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는 글들이 올라오며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더구나 9월과 10월은 캠핑의 최적화된 날씨와 풍경으로 인해 여름과 더불어 성수기로 꼽힌다. 이 기간에 휴양림에서 단체행사를 계약한다는 것 자체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문제는 청옥산휴양림에서 야구행사를 숨기기 위해 단체예약 사유를 ‘산림문화행사’와 ‘청소년 산림체험 가족 캠프’로 위장했다는 점이다.

한 야영객은 “자연휴양림은 국가재산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라며 “만약 그 권리를 제한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규정에 근거해 진행돼야 한다”고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반면 산림청은 야영객들의 민원과 불만에도 행사를 강행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12일 산림청 담당과에 따르면 이미 이벤트 회사와 계약된 상황이기 때문에 집행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산림청 관계자는 “단체행사와 관련해 청옥산휴양림에서 지난 3일 보고를 받았다. 내용 자체가 신선하고 좋다고 생각했다”며 “휴양림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야구캠프를 여는 것이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 기간이 캠핑 성수기라는 부분과 사설캠핑장이 아닌 국가휴양시설에서 계약한 경로 등을 아주경제에서 집중 질문하자 “보고는 받았지만 아직 시행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관계자는 “청옥산휴양림에서 일방적으로 계약 후 산림청에 통보했다. 우리도 어떻게 계약된 것인지 조사 중”이라며 “야영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면 계약해지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간에 단체행사를 계약한 업체에서는 1가족(4인 기준)당 20만원의 티켓을 홍보하며 회원 모집이 한창이었다.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39곳의 국립휴양림에서 주말에 단체행사를 3주 동안 진행하는 것은 휴양림 개소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산림청에서는 야구행사를 계획했던 9월 27일, 10월 18일, 10월 25일 주말 단체예약을 전면 취소하고 오는 15일 오후 2시부터 일반 야영객 예약을 받겠다는 공지를 내며 진화에 나섰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단체예약과 행사는 일괄 취소했으며 예약 취소된 시설물은 9월 15일 오후 2시에 선착순으로 예약 개시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리며 앞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예약으로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한편 야구행사를 청옥산휴양림에서 진행하려던 이벤트 회사 역시 행사 취소를 게시판에 올렸다. 현재의 진행상황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모든 행사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캠핑 카페와 당사자들에게 전했다.

하지만 이번 단체예약 사건으로 인해 산림청의 휴양림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시선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의 민원 해결에 대한 안일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산림청이 청옥산휴양림에서 보고 받은 후 2주가 지나도록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부분 역시 국가시설 관리 기관으로 허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카페 한 회원은 “민원이나 항의가 이어지지 않았으면 산림청은 행사를 강행하려고 한 것 아니냐”며 “이미 2주 전에 보고 받은 사항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산림청의 허술한 조직관리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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