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지못미’ 노회찬, 나경원에 석패…‘진보시즌 2’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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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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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나경원 당선인(위쪽)과 정의당 노회찬 후보(아래 사진 왼쪽), 새정치연합 기동민 전 동작지역원장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석패했다. 7·30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 지역에 출격한 노 후보(48.7%)가 새누리당 나경원 당선인(49.9%)에게 패했다. 불과 1.2% 포인트, 929표 차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진보신당 간판으로 노원병 지역에 출격했다가 패배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열풍이 분 ‘지못미’ 현상이 되풀이될 조짐이다.

다만 그 당시는 ‘진보 정당’ 자체가 ‘정치개혁·정치혁신’으로 통용되던 시절이었다.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입한 지 4년(2004년 17대 총선에서 첫 국회 진출)에 불과, ‘노회찬·심상정’ 등 진보진영 인사들의 정치적 재기 가능성에 의문을 품은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7·30 재·보선 패배가 더욱 뼈아프다. 노 후보가 연거푸 선거에서 패하면서 정치권 재기 가능성마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10년 6·2 서울시장 선거 당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간 야권 연대를 거부하며 독자노선을 들고 나온 노 후보는 3.3%의 지지율에 그쳤다.

당시 서울시장에 나선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에게 0.6% 포인트 차로 지면서 노 후보는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노 후보가 진보정당의 독자 노선에 트라우마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이런 까닭에서 나온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진보 대통합 과정에서 노 후보는 진보신당 내 독자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과의 진보 원샷 통합을 위해 전격 탈당했다.

19대 총선(노원병)에서의 재기.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노 후보는 ‘삼성 X-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그 자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꿰찼다.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 노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를 선언한 뒤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50여 일만에 치러진 7·30 재·보선.

진보진영의 대중적 스타인 그는 15% 안팎의 지지율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전 후보와 각축전을 벌였다. 야권 분열이 가시화되기 직전 노 후보는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는 승부수를 던졌다.

노 후보의 자진 사퇴가 기정사실화될 쯤, 기 전 후보의 전격 사퇴로 그는 동작을 지역의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결과는 929표 차로 석패.

문제는 노 후보의 패배로 대중적 진보 정치인의 정치적 재기는 물론 정의당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됐다는 점이다. 앞서 정의당은 이번 재·보선에 당의 명운을 걸었다.

통합진보당 내 인천연합과 참여계, 진보신당 탈당파가 만든 ‘정의당’의 존재감이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바닥을 치자 ‘노회찬’ 브랜드로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노원에 뼈를 묻겠다’던 노 후보가 당 내부 의견을 수용해 동작을에 출마를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패했다. 노 후보뿐 아니라 동작을 야권 연대를 위해 줄사퇴 한 천호선 대표와 이정미 대변인 등 진보진영의 제2세대 정치인들도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 진보진영 내 세대교체도 상당기간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의 패배로 ‘야권 연대’에 유효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향후 야권발 정계개편은 높은 수준의 연대인 야권 통합 쪽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새정치연합 내 ‘왼쪽 방’을 차지하는 전략이다.

진보정당의 ‘독자 노선’를 골자로 한 ‘진보시즌 2’는 언제 가능할지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내 왼쪽 방 전략은 미국식 양당 체제라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 갈 길을 잃은 지못미 노 후보와 정의당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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