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대우증권 국책은행식 인사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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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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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KDB대우증권이 31일 이사회에서 8개월이나 임기가 남은 사장을 바꾸기로 했다. IBK투자증권은 이달 중순 임기를 한 달 이상 넘기고서야 새 사장을 뽑았다. 두 회사는 모두 국책은행 계열사다. IBK기업은행 자회사 IBK투자증권이나 산은금융지주에 속한 대우증권은 인사 때마다 뒷말을 낳아왔다.

차이가 있다면 대우증권 인사가 더 신중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에 물러나는 김기범 대우증권 사장은 증권업계 불황에도 선방해왔다. 업계 1위인 대우증권은 2013년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놓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하반기 최대어는 삼성에버랜드다. 대우증권은 에버랜드 대표주관사도 차지했다. 김기범 사장은 퇴직금 누진제를 전격 폐지했다. 실적을 개선하는 동시에 비용 효율화로 내실을 다진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이상한 것은 시기다. 코스피는 모처럼 박스권을 돌파하며 본격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팀도 증시 부양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산은금융지주는 증권업계 일등주자인 대우증권에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힘을 빼는 모양새다.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보류했던 대우증권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든다. 산은금융지주와 갈등설도 나온다. 턴어라운드가 기대됐던 대우증권이 다시 흔들리는 이유다.

정부가 직간접으로 인사에 개입해온 금융사는 많다. 증권업계만 봐도 NH농협금융지주가 최근 인수한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한두 곳이 아니다. 이런 회사는 인사 때마다 낙하산 논란을 초래했다. 김기범 사장이 물러나는 것도 정치적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미 정부가 방향을 정했다면, 인사 실패로 국내 간판 증권사가 뒷걸음질을 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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