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동네축구 전락’ 아르헨티나의 굴욕…메시는 그림자였다

서민교 기자입력 : 2018-06-22 06:06수정 : 2018-06-22 16:31

[최악의 수비진 실수에 고개 숙인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전통의 강호 아르헨티나의 굴욕적인 참패다.

예견된 수비 불안은 현실이 됐다. 동네축구에서 나올 법한 어처구니없는 실책이 쏟아졌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경기 매너에서도 완패였다. 엉망진창이었던 수비에 가려져 리오넬 메시는 보이지 않았다. 홀로 전방에서 그림자처럼 분전한 메시를 탓할 수도 없는 졸전이었다.

아르헨티나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위기다.

아르헨티나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D조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아이슬란드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던 아르헨티나는 1무1패(승점 1)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아르헨티나를 침몰시킨 크로아티아는 ‘죽음의 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크로아티아는 나이지리아를 2-0으로 꺾은 데 이어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리며 2승(승점 6)으로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르헨티나는 23일 오전 0시에 열리는 아이슬란드(1무‧승점 1)와 나이지리아(1패)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매우 불리하다.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힘들어져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것 자체가 굴욕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전반을 압도하지 못한 채 0-0으로 겨우 마친 아르헨티나는 후반에 수비 실책을 연발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메시를 비롯해 세르히오 아궤로, 곤살로 이과인이 나선 아르헨티나의 전반 유효슈팅은 0개였다.

후반 8분. 치명적인 수비 실책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렀다. 아르헨티나는 수비수 가브리엘 메르카도의 백패스를 받은 골키퍼 윌리 카바예로가 공을 걷어내지 않고 메르카도에게 다시 패스를 연결하려다 애매한 볼터치로 전방 압박을 가하던 크로아티아의 안테 레비치에게 연결한 꼴이 됐다. 레비치는 망설이지 않고 강한 발리슛으로 카바예로의 키를 넘기는 환상적인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그 순간 카바예로는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 잡고 좌절했다.

이후 팽팽하던 경기 양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아르헨티나는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섣부른 공격 전개는 오히려 크로아티아의 역습을 편하게 만드는 결과만 초래했다.

크로아티아는 조직력이 붕괴된 아르헨티나의 수비벽을 너무 쉽게 무너뜨렸다. 크로아티아 공격의 핵인 루카 모드리치는 후반 35분 페널티 아크 중앙에서 가볍게 수비수를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2-0으로 달아나 승기를 잡은 크로아티아는 후반 추가 시간에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농락하듯 카바예로를 따돌리는 패스 게임으로 이반 라키티치가 비어 있는 골문에 슛을 차 넣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아르헨티나는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은 최악의 마무리였다. 또 경기 후반에는 선수들이 흥분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거친 반칙을 쏟아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부상이 우려될 정도의 거친 태클과 몸싸움으로 매너에서도 부끄러운 경기였다.

자존심 회복을 노렸던 메시는 허술한 뒷문 탓에 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메시의 발에 걸린 슈팅은 단 한 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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