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는 신흥국 채권, 30여년 만에 최악의 손실…중국 채권시장 완전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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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5-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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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흥시장 채권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금리인상, 경제 성장 둔화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30년 만에 최악의 손실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매도세를 막고자 중국은 오는 6월부터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에 채권시장을 완전히 개방키로 했다. 

신흥시장의 달러 표시 국채 등 자산을 추종하는 JP모건의 신흥시장 채권지수(EMBI Global Diversified)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수익률이 마이너스(-)15%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PFR의 데이터에 따르면 신흥시장 뮤추얼펀드 및 채권상장지수펀드(ETF)에서 올해 약 360억 달러가 유출됐다.
 
자산운용사인 에버딘의 신흥시장 채권 책임자인 브레트 디멘트는 “신흥국을 담당한 지난 25년간 봤던 모습 중 지금이 가장 최악”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인플레이션 급등, 글로벌 성장 둔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등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로 인한 투자 유출은 유동성을 줄여 위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의 신흥시장 전략 및 경제 책임자인 데이비드 하우너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할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입안자들이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에 계속 놀라고 있다”며 “경제나 시장이 무너질 때까지 강력한 긴축 정책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문디의 신흥시장 글로벌 책임자인 옐란 시즈디코프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신흥국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흥국 채권에 투자할 경우) “기껏해야 0을 벌거나 최악의 경우 올해 돈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우너는 주요 선진국의 금리인상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경우 신흥국 채권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큰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러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장 큰 신흥시장인 중국의 금융시장은 대량 매도세에 직면해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이코노미스트인 조나던 포툰은 지정학적 긴장과 함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정책이 겹치며 중국의 경기침체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IF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과 4월에 중국 채권시장에서 130억 달러 이상, 중국 주식시장에서 50억 달러 이상이 빠져나갔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응하고자 오는 6월 말부터 외국 금융 기관에 채권시장을 완전히 개방키로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7일 저녁에 6월 30일부터 해외 투자자들이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의 채권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펀드매니저들이 중국에서 인출한 자금을 다른 신흥국에 재투자하지 않으면서, 신흥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아울러 원자재 해외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에 원자재 가격 급등은 큰 부담이다. 다만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의 채권은 달러 기준으로 올해 들어 18% 하락한 반면, 원자재 등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의 경우 16% 상승하는 등 신흥국별로 엇갈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하우너는 각국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억제 전쟁이 성장 촉진으로 전환될 때쯤 신흥국 채권시장이 바닥을 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바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시즈디코프 역시 “인플레이션의 급등이 진정되고 세계경제가 저인플레이션과 저금리 사이의 균형 상태로 복귀할 수 있는지에 (신흥시장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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