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현대重]②공든 탑(deal 구조) 무너질까...‘6년 연속 사망사고’ ESG 평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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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21-02-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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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기물 위주 ESG 채권 발행...1500억 규모는 부담

[사진=현대중공업]

[데일리동방]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24일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만기는 2년물(300억원)과 3년물(1200억원)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각각 A- 등급민평에 –0.3~+0.3%포인트, -0.4~+0.4%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현대중공업은 전액 ‘녹색채권’(Green Bond)으로 발행한다. 녹색채권은 ESG채권(정식 명칭 SRI채권) 중 하나다. 조달된 자금은 친환경선박과 차세대 연료, 유해물질 저감 장치를 위한 시설투자에 쓰인다.

수요예측 흥행을 위해 발행사는 물론 주간사도 상당히 고심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중공업 신용등급은 A0와 A-로 불일치 상태다. 금리기준을 A-등급민평으로 정하면서 시장 노이즈를 없앴다.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현대중공업이 자본 조달에 성공하면 등급 개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투자계획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조선부문 통합신용도 저하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AA급 대비 A급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우량채 등급(AA급 이상)은 수요가 꾸준한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비우량채를 기피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금리메리트가 높아진 탓이다. 1500억원 규모 발행은 다소 공격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단기물로 구성해 투심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또 ESG채권 발행을 위한 관련 등급(GB1, 최고등급)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려되는 요인은 안전관리 문제다. 지난 5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년 연속 사망사고 발생’이라는 불명예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번 발행되는 ESG채권은 환경(E)에 속해있지만 ESG 평판 리스크가 우려된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자금조달 규모는 비교적 크지만 만기구조를 축소하고 ESG채권 등으로 발행하는 등 구조자체에 심혈을 기울였다”면서도 “안전사고는 환경문제와 동떨어져 있지만 ESG 전체로 볼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태핑(Tapping)을 통해 수요예측 결과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지만 이번 현대중공업 채권은 예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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