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취재노트】집콕이 길어지며 더욱 강력해진 코로나19속 제4차 한류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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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타다시 외/[번역]강지혜 기자
입력 2020-12-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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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19 감염증의 유행으로 외출을 자제해야 했던 2020년. 이른바 집콕을 하는 사람들이 늘며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높아진 한 해이기도 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어서 러브 로맨스 작 사랑의 불시착이 대히트. 음악업계에서는 NiziU, JO1 등 한국 제작 포맷을 도입한 ‘일본판 K-POP’이 새로운 열풍을 일으켰다. 코로나19로 일어난 ‘제4차 한류 붐’의 배경에 대해 알아본다. (NNA한국=나카무라 타다시, 사까베 데쯔오, NNA도쿄편집부=후루바야시 유카)
 

인기배우 현빈, 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 연말마다 '현대용어 기초지식선 2020 유캔 신조어·유행어 대상'에도 '사랑의 불시착/제4차 한류열풍' 으로서 노미네이트 되어 화제가 되었다.  (사진= 스튜디오 드래곤 제공)

“한국 드라마는 처음이었는데 심쿵의 연속이었다.” 오사카의 고급 환락가인 키타신치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한류에 관심이 없는 아저씨들도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오사카시내에서 공조 설비 회사를 영위하는 50대 남성이 이렇게 뜨겁게 말하는 것은,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대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일본에 독점 전달하는 본작은 패러글라이딩 중 북한에 불시착한 한국의 재벌 영애와 북한 장교가 주인공. 남북문제와 로맨스를 엮은 스토리와 주연배우 2명의 좋은 연기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송출이 시작된 올해 2월후반부터 9월까지 동사의 일본지역에서의 인기랭킹에서 선두를 독주했다.

또 3월부터 방송되기 시작한 '이태원 클래스'는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에 버금가는 통쾌한 복수극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역시 랭킹 상위권에 올라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두 작품은 한국 드라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중장년층 남자들도 매료시켜 제4차 한류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해외 넷플릭스로 눈을 돌려도 한국 드라마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힐링 러브 로맨스 「사이코이지만 괜찮아」가 홍콩·대만 등 아시아 각국·지역에서의 1위를 획득. 그동안 귀문(鬼門)으로 꼽혔던 미국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상위를 잠식하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타임(Time)지 에서도 그 인기의 열기를 전하는 등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드라마 수출액은 일본의 8배, 송신서비스로 더욱 확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 수출액은 18년도 시점에 연간 2억4,190만 미국 달러(약 2,71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일본 드라마(3,148만 미 달러=총무성)의 약 8배로 그 차이가 확연하다. 신종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동영상 전송 서비스가 뿌리내린 2020년 이후는 수출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열풍을 논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국 최대 제작사인 재벌 CJ그룹 산하의 스튜디오 드래곤의 존재이다. 방송사업과 영화배급 등을 하는 CJENM의 드라마 부문이 독립해 2016년 5월 설립됐다. 기업의 역사는 아직 짧지만, 윤택한 자금력을 배경으로 제작 회사 4사를 산하에 끌어 들이면서 사업 규모를 확대. 타국으로부터의 전직 조를 중심으로 한 우수한 프로듀서나 인기 각본가 등 약 230명의 크리에이터를 자사 부담으로 맡아 하이 퀄리티인 드라마를 연간 30편 정도 양산한다.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이지만 괜찮아’도 동사가 다루었다.

드라마 제작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획이나 자금조달, 유통까지 일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업구조도 특징으로, 일본 드라마 제작회사와 같은 방송사의 ‘하청적 존재’가 아니라 세계에 팔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제작력에 주목한 것이 넷플릭스다. 19년 11월에 주식 5%를 1,080억원에 취득해, 20년부터의 3년간에 21개의 드라마의 전달이나 제작에 협력하는 계약을 맺었다.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를 독점 배급하고 스튜디오 드래곤은 배급권 양도로 벌어들인 목돈을 종자돈으로 다음 작품에 재투자한다. 이 같은 두 회사의 협업이 가속화될 경우 작품당 300억원에 이르는 한국 드라마 제작비는 더욱 거액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철구 스튜디오드래곤 공동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동영상 서비스 '오버 더 탑(OTT)'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신종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K-POP이 동영상 전송 사이트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확산된 것처럼 글로벌 동영상 전송 서비스가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인 보급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 역대 가장 빠른 홍백 출전, 한일 하이브리드의 Nizi
 

도쿄·시부야 등 국내외 4개소에서 열리는 패션 빌딩 「SHIBUYA109」의 크리스마스 캠페인에 기용된 NiziU (사진= SHIBUYA109 엔터테인먼트 제공)

음악업계에서는 K-POP 제작 포맷에 일본인 아티스트를 배합한 '일본판 K-POP' 선풍이 불었다.대한민국의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일본 걸그룹이다.

동영상 전달 서비스 업체 ’Hulu(후루)’나 니혼TV계의 아침의 정보 프로그램에서, 오디션 과정을 밀착 취재한 모습이 방송된 것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긴급사태 선포가 일본 전국에 발령되고 스테이홈 시기와 겹친 것이 폭넓은 세대의 사랑을 받았다.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1학년 딸과 함께 프로그램을 봤다는 도쿄의 한 40대 여성은 “데뷔라는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참가자의 모습에 코로나19로 가라앉아 있던 마음을 다잡았다. 주위의 엄마 친구도 모두 부모 마음으로 참가자를 응원하고 있었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6월에 발매된 데뷔곡 ‘Make you happy’는 K-POP다운 캐치한 멜로디와 생동감 있는 댄스가 특징.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1억7,000만회 이상의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12월 2일 CD데뷔를 앞두고 제71회 NHK 홍백가합전에 첫 출연도 결정됐다.

본 기획의 종합 프로듀서를 맡은 J.Y. Park(박진영)의 명코치도 일하는 세대를 중심으로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K팝 청취자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대상을 15~24세로 특화한 마케팅 연구기관 SHIBUYA109 lab.(시부야이치마루큐랩)의 나가타 마이 소장은 "지난 2, 3년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그룹이 젊은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애(응원하는 사람)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친근감이 생기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진다. 그·그녀들의 응원하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오는 소비 의욕은 매우 높고, 이 ‘응원 소비’는 지금의 젊은이의 특징적 가치관 중 하나라고 분석한다.

■CJ ENM-요시모토 흥업 태그 오디션 프로그램 새 아이돌
 

K-POP과 J-POP 쌍방의 팬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JO1.11월 25일에 발매한 첫 앨범 「The STAR」는 오리콘의 24일자 데일리 앨범 랭킹에서 1위를 획득=10월 5일, 도쿄·츄오구 (사진=NNA)

국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CJ ENM과 요시모토흥업이 일본판으로 2019년 공동 제작한 PRODUCE 101 JAPAN도 좋은 예다. 시청자들이 '국민 프로듀서'로 표를 던져 데뷔 멤버를 직접 뽑는 한국판 포맷을 답습했다. 일본인 남성 11명으로 구성된 JO1이 2020년 3월에 데뷔했다.

‘세계정상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보이그룹’을 표방하고, 악곡제작과 댄스 안무가, 뮤직비디오 제작에 한국출신의 일류그룹을 기용하고, 올해 6월에 개최되어 전세계 153개국, 지역에서 405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모은 CJ ENM 주최의 온라인 음악 이벤트에, 일본의 유일한 그룹으로서 참가. 코로나19의 고난 속에서도 차근차근 세계 진출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PRODUCE 101 JAPAN」은 제2탄의 제작이 일찌감치 결정되어, 11월 3일에 도내에서 개요 발표 회견을 했다. 21년에 개최되는 「PRODUCE 101 JAPAN SEASON 2」에서는, 뉴 미디어와 콜라보 한 신시스템을 심사 등에 도입한다고 설명. 위즈 코로나 시대에 맞춰 디지털을 활용한 오디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겨울연가의 욘사마가 열풍으로 1차 한류 붐이 일었던 게 2003년. 2020년 제4차 한류 열풍은 신종 코로나19라는 예측 불허의 사태를 타고 시청자층을 넓혔고 소비자를 열광시켰다. ‘한류 같은거’라는 관념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PRODUCE 101 JAPAN SEASON2」의 국민 프로듀서 대표로 프로그램 진행은 전작에 이어 코미디 콤비인 나인티나인이 맡았다. =11월 3일, 도쿄·미나토구 (사진=NNA)

※특집 ‘아시아 취재노트’는, 아시아 경제를 보는 NNA의 무료 매체 ‘NNA 칸파사르’ 2020년 12월호<http://www.nna.jp/nnakanpasar/>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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