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상고심 파기환송에 삼성 미래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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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입력 2019-08-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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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전원합의체, 2심 무죄판단 모두 파기환송

  • 뇌물액 늘며 실형 가능성↑…경영시계 ‘스톱’ 위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

[데일리동방]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파기환송하면서 삼성의 미래 또한 안갯속으로 빠지게 됐다. 지난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 부회장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삼성 역시 그 여파를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을 열고 2심의 판단을 모두 뒤집고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항소심은 삼성이 최순실 딸 정유라에게 제공한 말 세 마리(살시도·비타나·라우싱)를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으나 대법은 이를 전부 뇌물로 봤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경영승계 작업과 관련된 묵시적 청탁을 한 혐의도 모두 유지로 인정됐다.

이에 따라 2심이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던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뇌물 혐의액 16억원도 모두 뇌물로 인정되면서 이 부회장이 건넨 뇌물 액수는 34억원에서 86억원으로 불어났다.

86억원이 모두 뇌물로 인정되면서 이 부회장에겐 최소 5년 이상의 형이 선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에 따르면 뇌물액이 50억원이 넘어가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집행유예는 징역 3년 이하일 경우에만 가능해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과 같은 판단을 내릴 경우 이 부회장은 실형이 불가피하다. 

실형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삼성전자 경영시계도 재차 멈추어 설 위기에 처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는 지난해 2월 열린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석방돼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적인 악재와 함께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이 결정되면서 삼성 고민은 더욱더 깊어지게 됐다.

당장 구속되진 않지만 파기환송 재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파기환송심은 보통 3~4개월 정도가 걸린다. 삼성이 파기환송심 결과에 불복해서 다시 상고심을 신청, 재판이 대법원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판결까지 1년여가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 26일 끝나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임기 연장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해결책을 모색해 온 이 부회장과 삼성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최근 충남 온양·천안 반도체사업장, 경기도 평택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 등 현장을 직접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서왔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묵묵히 경영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오너 거취가 또 다시 불안정해진 만큼 삼성은 관련 여파를 고스란히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외적으로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법원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그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과거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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