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쇄신]정성엽 "기업·주주 균형으로 지속가능 성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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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민 기자
입력 2019-06-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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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엽 대신지배구조연구소 ESG본부장 인터뷰

  • "지배구조 개편 올바른 방향으로 시작"..."대리인 비용 낮춰야"

정성엽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사진=박호민 기자]

[데일리동방] “올해 정기 주주총회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의 변곡점을 맞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1일 만난 정성엽 대신지배구조연구소 ESG본부장은 한국 기업들의 지배구조 그리고 스튜어드십코드 등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이제 시작이란 점에서 기업과 주주 간 균형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편 올바른 방향으로 첫발"

결론적으로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올바른 방향으로 첫 걸음을 뗐다는 게 정성엽 본부장의 평가다. 그는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주장했던 2년 전에 비해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은 주주 권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다만, 스튜어드십코드가 연성 규범인 만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정성엽 본부장은 “스튜어드십코드를 어긴다고 법적인 제재를 받진 않는다"며 “따라서 감독당국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 할 많은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기관투자자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았지만, 2016년부터 평가를 시작했다.

정성엽 본부장은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정도에 따라 티어1(우수), 티어2(보통), 티어3(미흡) 등으로 나누고 티어3에 해당하는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는 스튜어드십코드 참여자에서 제외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금사회주의 논란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정성엽 본부장은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주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다만 '국민연금이 정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줄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연금이 직접 투자를 줄이고 자산운용사 등에 위탁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단, 주주의 권익을 무모하게 주장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정성엽 본부장은 “앞으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으로 주주의 권익이 많이 높아지겠지만, 이는 주주와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 추구해야"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요구한 배당안에 대해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주주들에게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엘리엇이 주장한 배당안 규모가 과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성엽 본부장은 “우리 연구소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을 찾는 것을 핵심 가치로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엘리엇이 내세운 배당안은 기업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의 기업지배구조는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여전히 후진적으로 평가된다. 올해 초 발표된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 자료를 보면, 한국 기업은 12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9위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4위), 태국(6위), 인도(7위)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의 뒤를 이은 나라는 중국(10위), 필리핀(11위), 인도네시아(12위) 뿐이었다. 정성엽 본부장은 "국내 기업지배구조는 대리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리인 비용은 주주의 이익을 대리해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대리인에게 발생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정성엽 본부장은 "종종 적은 지분을 가진 주주가 대리인으로 나서 경영에 참여할 경우 다른 주주들의 권익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경영을 펼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주주의 일감몰아주기, 비상식적인 인수·합병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성엽 본부장은 "국내 기업의 경우 사외이사 제도 등 경영인의 전횡을 막을 견제 장치를 가지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대리인 비용이 최소화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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