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줄자 신용대출 증가… 끄떡 않는 가계부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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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19-03-1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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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가계대출 2.5조 늘어… 주택대출 1년래 증가폭 최소

  • 가계부채 증가율 5%대 억제에도 전문가 “근본대책 부족”

서울 중구 명동 한 시중은행에 대출 금리 안내문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동방]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되레 신용대출이 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2조5000억원 늘어난 831조2000억원이다.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전월(1조1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둔 지난해 10월(7조8000억원) 급증한 이후 3개월 연속 둔화됐지만,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증가해서가 아니라, 신용대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주담대 증가액은 지난달 2조4000억원에 그쳐 1년만에 최소치를 기록됐다. 지난해 2월 주담대 증가액이 1조8000억원을 보인 후 1년이 지난 2월 현재 가장 적은 규모로 늘었다. 전월 증가액(2조7000억원)에 비해서도 줄어든 규모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주택매매거래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은 늘었다. 지난달 기타대출 잔액은 217조원이다. 전월에는 무려 1조5000억원 줄었지만, 한 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도 가계부채 억제 대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올해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5%대로 억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대출의 부동산 쏠림 현상을 막고, 임대사업자 대출에 집중할 것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민금융의 빨간불'이 지속될 거란 비관적 관측이 여전하다.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이른바 ‘파이프 라인’이 전면 봉쇄되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선 주담대가 막혀 신용대출로 수익성을 보전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대출이 필요하고 담보 여력이 있는 서민들도 신용대출로 눈을 돌려야 하는 실정”이라며 “특히 신용도가 약한 서민들은 높은 이자를 부담하는 사채로 내몰리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주담대 규제를 적정 수준에서 완화할 필요도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부가 대출을 너무 엄격히 막고 있어 시장이 활력을 잃고, 금융소비자들은 더욱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의 주담대 억제 정책으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서민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서민을 곤란하게 만든다는 게 조남희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특히 단계적인 규제가 아니라 전면을 막아버리고 조금씩 구멍을 뚫어주는 방식의 정책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1가구에 대해 최대 2주택까지 허용하고, 3주택 이상에 대해 제한하는 식으로 시장을 살릴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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