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남은 美반도체 정보제출 시한…정부 "기업 부담 낮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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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장문기 기자
입력 2021-10-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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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개최

  • 기업 자율성·부담 완화 등 중점 대응책 모색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소통·협력 강화

  • 일각선 "제출 정보 범위·절차 등 표준화 필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10.18.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리 반도체 기업에 사실상 경영기밀을 요구한 데 대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기업이 받는 부담과 압박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것이다. 적시 대응 의사도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상 기업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정부 대응과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회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보 제공 요구를 1호 안건으로 다뤘다. 

미국 백악관이 지난달 23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에 최근 3년간 매출·생산·재고·고객정보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은 안보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요구는 사실상 압박에 가깝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비협조 기업에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근거로 정보 제출을 강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엄중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은 참석자 면면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회의에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청와대 안일환 경제수석·김형진 국가안보실 2차장,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경제·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주요 수장들이 머리를 맞댔다.

정부는 기업을 중심에 두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우리 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감 정보 등에 관한 기업 자율성과 기업 부담을 완화할 정부 지원, 한·미 간 협력성 등에 바탕을 두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보 제공을 요청받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소통도 확대한다. 홍 부총리는 "특히 기업계와 소통·협력을 각별히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주요국·관련 업계 동향을 기업들과 공유하며 "적시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업 의견을 최대한 듣고 대응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부처에서 기업 의견을 청취·취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자료 제출 기한 이후에도 관련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미국 정부가 설문조사 방식으로 요구한 제출 시한은 11월 8일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10.18.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재고·고객정보 등 내부 정보에 해당하는 것을 외부에 제공하면 기업이 악영향을 받을 게 자명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DPA를 포함한 후속타 등을 고려할 때 자료 요청을 단칼에 거절하기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외국 정부가 얽혀 있어 개별 기업이 할 수 있는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 발언이 나온 이날 역시 침묵으로 일관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모여 일종의 표준을 정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국내 기업만 정보 제출을 요구받은 게 아니므로 한국 정부가 나설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고 봤다. 그러면서 "글로벌 반도체업계가 모여 제출하는 정보 범위나 절차 등을 정하고 이 정보를 공개하는 방식도 합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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