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내년 7월 상용화 앞둔 e심... '듀얼심' 채택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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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9-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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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폰 하나로 번호 두 개 쓴다…통신비 절감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내년 7월이면 휴대폰 한 대에서 전화번호 두 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e심(embedded SIM)이 '듀얼심' 방식으로 국내에 도입될 전망이다.

2일 오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사업자들은 서울 강남구에서 e심 협의체 회의를 열고 e심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듀얼심 방식을 채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단말기식별번호(IMEI) 부여 문제를 검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e심을 도입하면 IMEI 값이 유심(USIM)과 e심 각각 생성돼 2개가 되는데, 이후 단말 분실 등 상황에서 문제가 된다"며 "회의에서 이동통신사 등 사업자들이 해당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e심은 단말기에 끼워서 쓰는 유심(USIM)과 달리 단말기 자체에 내장된 e심 모듈에 번호를 등록하는 가입자 식별 방식이다. e심을 도입하면 이용자 정보를 단말기에 내려받기만 하면 돼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번호이동, 가입, 해지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e심 도입 방법에는 유심 없이 e심만 단독으로 탑재하는 '싱글e심' 방식과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사용하게 하는 '듀얼심' 방식이 있다. 듀얼심을 도입하면 유심과 e심을 각각 이용할 수 있어 단말기 한 대로 전화번호 두 개를 사용할 수 있다. 별도로 업무용 세컨드 단말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요금제도 각각 사용할 수 있어, 이동통신 3사의 저렴한 요금제와 알뜰폰 데이터 요금제를 조합해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통3사가 강력하게 싱글e심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했다. 유심은 약 7000~8000원에 판매되나, 실제 원가는 1000~3000원대로 알려졌다. e심을 도입하면 유심 판매 매출이 감소하게 된다. 이용자의 번호이동이 자유로워져 가입자 유지도 어려워진다. 이통3사가 그간 e심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다. 여기에 듀얼심을 도입하면 설상가상으로 요금 수익까지 크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이통3사는 싱글e심 채택을 주장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지난 7월 열린 협의체 회의에서는 듀얼심과 싱글e심 방식 도입을 놓고 논의했다. 듀얼심을 사용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표준인 유럽식 모델을 따르자는 의견과 싱글e심 방식의 한국식 표준을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GSMA 표준을 따르자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의 선택은 듀얼심 채택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 안건인 IMEI 문제는 듀얼심 도입 시 발생하는 기술적 난제이기 때문이다.

IMEI는 제조사가 전 세계적으로 단말기를 구별하기 위해 부여한 15자리의 고유 번호다. 단말기의 주민등록번호인 셈이다. 이통3사는 IMEI 값을 활용해 분실 단말을 식별하고, 불법 사용을 막고 있다. 유심과 e심을 동시에 도입할 경우 IMEI 값이 각각 생성돼 분실 단말 식별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참석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말기 시리얼 넘버를 활용하는 방안이나, 유심과 e심 IMEI값 두 개를 동시에 분실 신고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e심을 도입하기까지 (과정이) 길어질 것 같다"면서 "정부는 내년 6월까지 기술, 제도를 마련하고, 7월까지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한다. 정부와 사업자가 기술적, 정책적으로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는 e심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e심을 지원하는 국가·사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 69개 국가 175개 사업자가 상업용 e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18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차이나유니콤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본의 도코모는 오는 8일 e심 지원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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