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80달러' 뜨거워진 올 여름 유가, '이란 핵합의·대선'에 제동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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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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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수요 회복 낙관론에 올해 40% 상승

  • "올여름 80달러 넘고, 3년 안에 100달러"

  • '핵합의 변수' 이란 대선 앞두고 불거질 듯

국제유가가 올여름까지 뜨거운 상승 움직임을 보일 거란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이란 문제가 유가 오름세를 멈출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임기 종료 전까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희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하니 대통령은 오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된 이란 대통령 선거 이후 자리에서 물러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2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 기대가 원유 시장 수요 증가 낙관론으로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올여름 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점(벤치마크)인 런던ICE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전일 대비 1.6% 상승한 배럴당 71.35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배럴당 71.48달러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6% 뛴 배럴당 68.83달러로 2018년 10월 23일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장중 최고가는 배럴당 69.65달러였다.

CNBC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재개된 경제활동에 힘입어 유가는 이미 올해 들어 약 40%가 올랐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에서 운전자 급증, 여행과 상품 운송이 활발해지면서 유가는 더 치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자동차협회(AAA) 자료를 인용해 이날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3.04달러, 1년 전 대비 50% 이상이 올랐다고 언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프란시스코 블랜치 국제 원자재 및 파생 상품 전략가는 미국인의 운전 급증, 유럽의 재개방 등으로 원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를 보였던 인도의 확진자 사례도 변곡점에 도달해 사람들의 이동성이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랜치 전략가는 브렌트유가 이미 배럴당 70달러라는 목표에 도달했다면서 향후 3년 안에 1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시장의 수급 상황이 계속되면 오는 2022년, 2023년에 '유가 100달러 시대'를 다시 맞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IHS마킷의 다니엘 예르긴 부사장은 "팬데믹 이후의 세상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1~3분기 원유 수요가 하루평균 700만 배럴씩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수요 급증을 예측했다. 

예르긴 부사장은 올여름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도달하거나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경우 수요가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며, 유가 상승을 제한하려는 정치적 반응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높은 휘발유 가격이 미국인 누구에게나 항상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 정도로 오랫동안 정치를 해왔다. 이는 그가 강조하는 에너지 전환(탄소중립) 시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통신]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은 유가 상승을 제한할 변수로 꼽힌다. 이란산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량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수석상품전략가는 이란 핵합의 복원에 따른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 가능성에 대해 '임박한 현안'은 아니라고 했다.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연합(EU) 중재 아래 이란 핵합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합의까지 이루지 못했다. 차기 협상은 오는 10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대통령 선거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임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새 후보 진영은 모두 핵합의 복원에 강경한 입장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란 핵합의 복귀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크로프트 전략가는 다만 이란 대통령 선거일이 임박해지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이 '이란산 원유 복귀'를 주요 의제로 두고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TV로 방송된 국무회의에서 자신의 임기 내 핵합의 복원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과의 쟁점이 해결됐고, 소소한 문제들만 남았다. 잘 협상해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며 "현 정부 임기 내 이것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정부는 일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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