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엘리베이터 논란]요금·비용 '돈 문제' 놓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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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6-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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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별 요금 차이 최대 5배까지

  • 1년 요금 한달치 월급 맞먹기도

  • "탈지 말지는 스스로 선택" 반박

  • 유지·보수 주체 놓고도 의견분분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구의 비구이위안 단지 전경. 아파트 건물마다 공유 엘리베이터 설치에 따른 돌출부가 눈에 띈다. [사진=바이두]


최근 중국에서 노후 주거단지 개선책의 일환으로 공유 엘리베이터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요금이 천차만별이라 여론이 분분하다.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주체를 놓고도 이견이 많아 사업 모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저장성 항저우 린안구의 비구이위안(碧桂苑) 단지는 지난 1월부터 공유 엘리베이터 운행을 시작했다.

민간 기업이 설치와 운영을 맡고, 주민들은 1회 탑승 때마다 1위안(약 174원)씩 내는 방식이다.

20년 가까이 엘리베이터 없이 생활해 온 주민들은 편의성이 높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요금이다. 이미 공유 엘리베이터를 운영 중인 다른 지역과 비교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베이징 다싱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2018년부터 공유 엘리베이터를 운행 중인데, 한 번 이용할 때 0.2위안만 내면 된다. 비구이위안 단지와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이다.

허베이성 스자좡과 후베이성 스옌 등의 공유 엘리베이터 요금도 층마다 차등 부과하지만 최고액이 0.3위안에 불과하다.

비구이위안 단지의 경우 주민 한 사람이 하루에 두 차례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린다고 가정하면 1년에 1460위안(약 25만4500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2인 가구 구성원이 각각 따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면 2920위안, 4인 가구라면 5840위안이다. 지난해 기준 직장인 평균 월급이 4810위안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 '하루에 몇 번씩 오르내리는데 한 번에 1위안은 너무 비싸다', '차라리 엘리베이터가 있는 집으로 이사하는게 낫지 않을까' 등의 의견을 남겼다.

또 '어르신들은 장을 볼 때 1~2마오(毛·0.1위안)까지 따지는데 이렇게 비싼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겠는가', '시간이 흐르면 무용지물이 될 것' 등의 지적도 나왔다.

반면 실제 사용자 중에는 "부모님은 비싸다며 안 타지만 나는 출퇴근 때마다 이용한다"며 "탈지 말지는 스스로의 선택"이라고 반박하는 이도 있었다.

기업들도 볼멘소리를 한다. 한 엘리베이터 시공 업체 관계자는 "공유 엘리베이터의 경우 초기 투입 비용은 큰 데 이익 회수는 더디다"며 "광고 수익 등도 마땅치 않아 아직은 확실한 사업 모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 요금뿐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문제다.

비구이위안 단지의 공유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업체는 향후 2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당연히 유지·보수 주체도 해당 업체다.

20년 후에는 주민들이 선택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유지·보수 책임을 떠안거나, 혹은 운영권 보유 시한을 연장해 공유 엘리베이터 방식을 지속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업계 전문가인 우빈(吳斌)씨는 중국인민라디오(CNR)에 "엘리베이터 한 대당 고정비를 고려하면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탑승객이 줄어들 것"이라며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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