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尹 사의에 정치권 술렁…제3지대 정계개편 불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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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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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의를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는 윤 총장의 메시지가 정치 참여 의사를 명확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총장이 사실상 내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윤 총장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을 짚어봤다.

가장 관심이 모이는 것은 윤 총장이 몸담을 ‘정치적 둥지’다. 윤 총장은 ‘반문’ 상징성을 갖고 있으면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애매한 정치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검찰총장일 때는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한다’는 긍정적 이미지지만, 정치권의 진영 논리 아래에선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윤 총장의 정치적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들도 많다.

정치권에선 윤 총장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과 제3지대에서 세력을 규합해 야권 재편을 시도할 가능성이 모두 거론된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윤 총장이 입당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반면 윤 총장 입장에선 본인 중심의 야권 재편을 시도하는 게 낫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둥지가 없다는 게 문제다. 국민의힘으로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외부에서 정치적 행보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민의힘 내부에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기 때문에, 정계 개편을 이끌 만한 충분한 동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유력 대선후보가 없는 정당은 대통령제 아래에서 별 의미가 없다”며 “윤 총장이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구심력이 생길 것이다. 실제로 윤 총장에게 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함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석열과 함께, 문재인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총장이 들어오면 ‘윤석열당’이 되는데, 굳이 당을 또 만들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결과가 윤 총장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신 교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번을 달 것이냐, 4번을 달 것이냐’가 윤 총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안 후보가 4번을 달고 성공하면 용이하게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가 2번을 달고 반문으로 이기면 정계 개편이 될 리가 없다”면서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국민의힘이 갖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제3지대의 가능성이 확인된다면 윤 총장 또한 본인 중심의 정계 개편을 시도할 동력이 생기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한다면 국민의힘의 구심력이 강해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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