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연내 백신 공급량 반토막...​연말 '백신 드라이브' 악재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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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2-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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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료 공급 차질...11월 초 1억회분 출하 목표서 5000만회분으로 줄여

세계 첫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연내 백신 출하량이 반토막날 것으로 보인다. 원료 공급망 확충에 차질이 생겼다는 이유다. 백신 출시에 힘입어 '연말 강세장' 기회를 엿보고 있는 주식시장에 악재가 터졌다는 평가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사진=EPA·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이자 대변인을 인용해 "우리(화이자)는 늦었다"면서 회사가 연내 백신 출하량 목표치를 기존 1억회분에서 5000만회분으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초기에 생산했던 원료들이 공급망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원래 계획한 백신 선적량의 절반이 표준에 부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임상시험 결과가 초기 예측보다 늦어지면서 원자재 공급망을 늘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문제를 바로잡기는 했지만, 올해 목표치를 맞추기에는 시간이 모자라다"고 덧붙였다.

다만, 화이자 측은 정확히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WSJ은 화이자가 그간 한 번도 출시되지 않은 백신 신기술인 메신저RNA(mRNA) 방식을 이용한 데다, 백신 개발과 공급망 구축을 동시에 진행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제약사들은 백신 승인을 기다린 후 원료 구입과 제조라인 구축, 백신 선적 확보 등의 공급망을 확충하는데, 올해 화이자는 백신 개발에 착수한 직후인 지난 3월부터 이미 공급망 설치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이에 대해 공식 성명을 내고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던 백신 출시량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몇 가지 있었다"면서 "이렇게나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백신 생산량을 늘리는 일도 변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회사는 "우리는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동안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고 덧붙였다.

WSJ은 11월 초까지만 해도 화이자가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 1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문제로 인해 결국 지난 달 20일 공식 발표에서는 목표량을 5000만회분으로 절반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의 백신은 2회 접종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분량으로 접종 가능한 인원은 2500만명 수준이다. 

다만, 내년 전체 출하량 전망치인 백신 13억회분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BNT162b2는 3상 임상시험 최종 분석 결과 95%의 감염 예방효과를 보였고, 지난 2일 영국에서 긴급 출시를 승인받았다.
화이자는 다음 주 초부터 백신을 영국 정부에 공급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2000만명 접종을 위해 4000만회분의 용량의 화이자 백신을 주문한 상태다. 했고, 연내 절반 수준인 2000만회분 접종을 목표했지만, 실제 공급량은 400만~500만회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FDA 역시 오는 10일 중 관련 회의를 한 후 출시 승인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초기 공급 1억회분을 포함한 총 5억회분의 백신을 주문했다. 

다만, 화이자가 백신 출시부터 공급에 삐걱대는 모습을 보이자, 이날 증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백신 출시로 전 세계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하고 경제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는 상황에서, 백신 보급에 문제가 생기며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화이자의 백신은 영하 70도의 냉동 상태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유통망 구축은 더욱 까다롭다. 따라서 백신 보급 과정에서 난항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보도가 나온 후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화이자 주가는 장중 3% 이상 급락하기도 했으며, 결국 전날보다 1.74% 하락한 40.0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전체에도 여파가 있었다. 이날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던 3대 지수는 장 마감을 앞두고 나온 보도에 모두 일제히 마이너스 전환한 후 오름세가 제한했다.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거래를 마쳤지만, S&P500지수는 결국 0.06%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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