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스페셜 칼럼] 위드 코로나 시대, 빅데이터로 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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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입력 2020-09-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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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전 세계인의 질의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대봉쇄(lock down) 조치와 폐쇄(shut down) 등으로 야외 활동이 줄어들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에 따라 여행, 운송, 외식업은 큰 타격을 받았지만, 온라인 쇼핑, 게임, 비대면 교육 등의 분야는 오히려 상당한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일상의 모습에서 소비행태까지 모든 것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빅데이터로 본 관심사의 변화

2020년 3월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유럽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세계 70억 인구의 ‘관심’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전 세계 소셜 미디어에 언급된 대중의 관심사는 경제문제(45%)에 집중되었다. 경기 침체나 증시 급락 등으로 경제적 불안감과 공포감이 가중되었던 것이다. 사실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Volatility Index) 지수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국제유가가 선물시장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심리가 극도로 불안했던 바 있다.

2위 관심사는 개인건강(23%), 3위는 직장/직업(14%)으로 나타났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건강우려가 상당히 고조되었고, 공장과 사업체들의 폐쇄 및 영업 위축으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커졌다. 그 밖에도 타인과의 접촉이나 사회활동의 두려움 등으로 대중교통(12%), 사회활동(6%)에 관한 관심이 주를 이루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된 관심사들의 분포를 보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불안감을 조성시켰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자료 : S-Core
주 : 2020년 1월부터 4월 말까지 250여 개 국가, 26개 언어의 SNS, 뉴스, 블로그 및 커뮤니티 등 주요 온라인 소셜 미디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소비자 행태 데이터를 수집, 분석(총 5억 8천만 건)






빅데이터로 본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

코로나19는 전국적인 ’집콕‘ 현상을 만들었다. 집콕 현상으로 인해, 홈트(홈 트레이닝), 홈캉스, 홈술, 홈쿡, 홈오피스 등과 같은 신조어나 결합어가 등장했다. 이러한 현상으로 홈(home)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인 ‘홈코노미’가 하나의 트렌드로 부상하게 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 집안 꾸미기에 나서고, 재택근무 확산으로 의자나 책상 등의 가구매출이 상당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9월 17일 미국의 가구 소매업체 허먼밀러는 재택근무 수요에 따른 가구매출이 1년 전에 비해 300%가량 증가했고, 전자상거래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248%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허먼밀러 주가가 35% 폭등하는 일도 벌어졌다.

한국의 주요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여행’, ‘데이트’, ‘맛집’과 관련된 언급량이 대부분 감소하였지만, ‘집’, ‘책’ ‘산책’에 대한 언급량은 급증하였다. ‘벚꽃’, ‘축제’, ‘나들이’도 크게 줄어들었지만, 옥외활동을 줄이면서 ‘미세먼지’나 ‘패션’에 대한 관심도 함께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잃었지만,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구나’ 깨닫게도 되었다.

 

[자료 : 서울관광재단
주 : 2020. 2. 1.~2020. 5. 15. 기간과 2019. 2. 1.~2019. 5. 15. 기간에 걸쳐 라이프 스타일, 국내 관광, 서울여행 키워드를 입력한 커뮤니티, 블로그, 인스타그램 소셜채널 문서 총 1,960,652,389건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




빅데이터로 본 여가의 변화

코로나19는 여가를 즐기기 위한 문화시설이나 근교 여행지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과학관, 영화관, 미술관 등과 같은 군중이 모이는 장소의 방문이 –31%~-60%로 감소한 반면, 자동차 극장 방문은 112%나 증가했다. 독립적인 공간에서라도 영화를 즐기고 싶은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움직임이 통계로 나타났다.

근교 여행지도 마찬가지다. 축제가 대부분 취소되기도 했겠지만, 방문도 크게 줄었다. 호텔이나 콘도/리조트와 같은 집객시설 방문은 줄었지만, 근교 여행객들은 산이나 계곡과 같은 한적한 장소를 찾아 여행했다. 특히, 캠핑장/야영장 방문자가 크게 늘어, 코로나19가 여가의 모습마저 바꾸어 놓았음을 확인케 해준다.
 

[자료 : 카카오 모빌리티
주 : 카카오 내비 빅데이터, 2020년 2~6월과 2019년 2~6월 방문지 증가율


빅데이터로 본 소비의 변화

코로나19로 인해 라이프 스타일이나 여가가 변화했듯, 소비자의 소비패턴도 크게 변화했다. 해외여행이 많이 감소하면서 면세점 방문도 –65%로 감소했고, 집객시설인 백화점, 복합쇼핑몰 및 대형마트 방문도 대폭 감소했다.

반면, 집주변의 생활편의시설(편의점, 생활용품점, 슈퍼마켓)의 방문은 많이 증가했다. 집콕 트렌드가 형성되다 보니, 오프라인 쇼핑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대부분의 소비가 언택트 환경으로 변화했겠지만, 실시간으로 필요한 소비재를 구매하기 위해서 집근처 쇼핑을 즐기는 수요도 상당한 규모로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택근무하는 부모와 등교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듣는 자녀가 집안에서 오랜 시간 함께 보내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료 : 카카오 모빌리티
주 : 카카오 내비 빅데이터, 2020년 2~6월과 2019년 2~6월 방문지 증가율]

 



위드 코로나(With Corona)에 대응하라

위드 코로나 시대다. 초기에는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 이내에 종식될 것으로 생각하며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에 대응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이제 확산세를 진정시키되 코로나19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가정하고 경제주체들이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이례적인 충격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다. 라이프 스타일, 문화시설, 여행, 소비 등의 영역에 걸쳐 다양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기업들은 그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고, 정부는 경제주체들의 그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책들을 마련해야 하겠다. 그 변화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구조적 변화’와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일시적 변화’가 있을 것이다. 구조적 변화에는 시스템이나 플랫폼적 접근에서 중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일시적 변화에는 제품이나 서비스 등의 유연한 움직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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