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인민회의] 예정보다 이틀 늦은 12일 개최 '김정은 불참'…'코로나19'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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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4-1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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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군사행보·정치국 회의 일정으로 연기된 듯

  • ‘코로나19·대북제재’ 장기화…경제난 대응책 논의

  • 리선권 등 국무위 진입, 외교라인 교체 후속조치

남측의 국회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예정보다 이틀 늦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불참한 채 개최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내부 결속 강화 목적의 시정연설을 위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대의원이 아닌 김 위원장은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13일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가 1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10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고 예고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연기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하는 인원이 600명이 넘는 만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북한이 돌연 회의를 연기했다는 것이다. 또 회의에 참석하는 대의원 중 일부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여 회의가 연기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최고인민회의 전에 열리는 노동당 정치국 회의가 11일에 열리고, 그다음 날인 12일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됨에 따라 이번 회의 개최 연기는 정치국 회의 일정 지연에 따른 여파로 해석된다.

또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두 차례의 군사 행보에 나선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일정으로 정치국 회의가 예정보다 늦게 열리고, 이로 인해 최고인민회의까지 연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일과 12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육군과 공군 훈련현장 시찰 소식을 전했다. 통신은 시찰 날짜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하루 시차를 두고 보도하는 북한 매체의 특성상 보도 시점의 전날인 9일과 11일에 군사 행보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공개된 김 위원장의 옷차림이 비슷하다고 분석, 그의 군사 행보가 같은 날 이뤄진 것으로 보기도 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김 위원장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군사행보와 함께 정치국 회의도 동시에 준비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전국에서 선출된 대의원 687명이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코로나19·대북제재’ 장기화 대책 논의…보건투자 확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서는 △재자원화법 채택 △원격교육법 채택 △제대군관 생활조건 보장법 채택 △2019년 국가예산집행의 결산과 2020년 국가예산 △조직문제 등 6가지 의안이 논의됐다.

재자원화법과 원격교육법 채택 논의는 코로나19 방역과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선언한 정면돌파전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경제 전반을 정비 보강하고 인재육성과 과학기술 발전에 투자를 집중해 ‘자립 토대와 국가방위력 강화를 위한 정면돌파전’을 재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도록 예산 수입과 지출을 편성했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올해 보건부문 예산은 전년(5.8%)보다 증가 폭이 큰 7.4%로 확대했다며 “평양종합병원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계획대로 보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반적 국가예산 지출은 전년 대비 6% 늘었고, 경제건설에 필요한 자금도 6.2% 증가해 지출총액의 47.8%가 쓰일 예정이다. 이외 금속·전력·경공업·농업·수산업 등 인민경제부문에 대한 지출은 7.2%, 과학기술부문 9.5%, 교육부문 5.1%로 각각 확대했다. 국방비는 국가예산지출총액의 15.9%를 지출하게 된다.

눈에 띄는 점은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등이 이례적으로 내각 사업과 국가예산 보고 전문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 극복 의지를 주민들에게 상세히 전하려는 목적이 담긴 듯하다.
 

12일 개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지위 변동에 관심을 모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경우 별도로 호명되지 않고 주석단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그가 여전히 국무위원 자격 등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사진=연합뉴스]


◆‘외교라인’ 리선권·김형준 국무위 진입…최선희 건재

올해 초 임명된 리선권 신임 외무상과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후임으로 추정되는 김형준이 각각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이와 관련해 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부위원장은 국무위원에서 소환됐다. 지난해 말 5차 전원회의를 통해 이뤄진 외교라인의 전면적인 교체에 따른 후속 조치인 셈이다.

특히 리 외무상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어 국무위원에도 선출됐다. 외무상 임명에 따른 당연직 성격의 지위를 모두 부여받았다는 해석이다.

리선권과 함께 지위 변동에 관심이 쏠렸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국무위원 자격 등의 자리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최 제1부상은 별도의 호명 없이 주석단에 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리병철 군수담당 부위원장, 김정관 인민무력상, 김정호 인민보안상 등도 국무위원회 위원에 진입했다. 리병철은 김정은 체제에서 핵무기 등 무기 개발을 지휘한 핵심 인물이다. 지난해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이 집중개발·시험 발사해온 전술 무기 ‘성공’이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태종수(전 군수담당)·최부일(전 인민보안상)·노광철(전 인민무력상) 등이 국무위원에서 해임됐고, 양승호가 내각 부총리고 임명됐다. 이외 자원개발상, 기계공업상, 경공공업상에는 각각 김철수, 김정남, 리성학 등이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는 12일 전날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 현장 사진을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른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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