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조작' 루이싱사태에 불똥튄 중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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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4-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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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치이, 하오웨이라이도 회계부정 의혹..."사실무근" 반발

  • "울프팩 리서치의 주장, 근거 부족...잘못된 정보 짜깁기한 것"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던 중국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루이싱커피(瑞幸咖啡)가 부정 회계로 몰락 위기에 처하면서 그 불똥이 다른 중국계 상장기업에까지 튄 모습이다.

8일 중국 경제 매체 증권시보(證券時報)에 따르면 전날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업체 울프팩 리서치(Wolfpack Research)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중국 동영상사이트 아이치이(愛奇藝)를 공매도 대상에 올렸다.

울프팩 리서치는 아이치이의 이용자 수, 매출, 인수대가 등이 허위로 기재됐다며 2018년 아이치이가 기업 공개(IPO)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실적 등을 부풀려왔다고 주장했다.

회사 특별위원회의 1차 조사 결과 아이치이가 '뻥튀기'한 2019년 매출액이 80억~130억 위안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이용자 수도 42~60% 허위로 부풀려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울프팩 리서치는 회계 조작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1563명의 아이치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9%의 이용자가 아이치이 협력 파트너인 징둥(京東) 공동회원제를 이용하고 있다며 아이치이는 회계연도에 이를 통합해서 통계에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아이치이와 징둥의 매월 회원비가 10위안이면 각각 5위안으로 나눠야 하는데 아이치이는 회계연도 보고서에 10위안으로 계산해 매출을 조작했다는 얘기다. 

아이치이는 이 같은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아이치이는 보고서의 대상이 소수이며 악의적으로 짜깁기해 사실관계를 심하게 왜곡했다고 일축했다. 

장메이 외국계 투자회사 엑티스(Actis) 창업자 역시 "이번 아이치이 사태는 루이싱커피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아이치이가 회계 부정을 했다는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이치이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 하락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이와 함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초중등 온·오프 전문교육기관 하오웨이라이(好未來 TAL Education Group)의 회계 조작 혐의도 드러났다. 

중국 대표 테크 전문 매체 36커(36氪)에 따르면 하오웨이라이는 7일 정기적인 내부 회계감사에서 한 직원이 계약을 위조해 매출을 부풀린 사실을 발견했다며 해당 직원은 현재 경찰에 구속됐다고 밝혔다. 다만 허위로 기재된 매출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2018년 머디워터스가 71페이지에 달하는 익명의 보고서를 입수해, 하오웨이라이가 2016회계연도 보고서부터 매출 조작을 해왔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당시 하오웨이라이가 이는 잘못된 정보로 근거가 부족한 추측일 뿐이라고 반박해 사건이 일단락됐다. 

하오웨이라이의 회계 감사와 이전에 공개된 머디워터스의 공매도 보고서와 연관이 있는지는 현재까지 사실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36커는 전했다.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하오웨이라이의 주가도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28% 급락했다.

루이싱커피의 회계 조작 사태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중국 상장 기업들의 회계 부정이 공개되면서 미국 증시에서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중국 기업의 추가 투자금 유치가 예전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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