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규 작가 “짐벌·조명·연무 등 여러 재료 모이면 다른 양상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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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9-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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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갤러리서 11월 17일까지 ‘서기 2000년이 오면’ 개인전

'서기 2000년이 오면' 설치전경[국제갤러리]

독일을 오가며 활동하는 양혜규 작가가 개인전을 연다.

국제갤러리는 양혜규 작가 개인전 ‘서기 2000년이 오면’을 3일부터 11월 1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과거와 미래 시점에 고찰을 표현한다. 양 작가는 “시공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짐벌, 조명, 연무 등이 한자리에 모여 보지 못했던 양상을 나타낸다”며 “'소리 나는 운동'에서는 일부 구를 픽셀처럼 방울들이 덮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방울 개수가 늘어 동물가죽 같다는 생각이 드는 등 재료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이한 것은 바닥 테이핑으로 장기판을 나타냈다. 이 매트릭스가 벽을 타고 올라가면 벽지와 조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벽지 작업은 ‘배양과 소진’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프랑스 몽펠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공개된 작품이다. 이교도적인 문화 흔적과 4차 산업이 공존하는 프랑스 남부 옥시타니아 지역에서 영감을 받아 의료 수술 로봇, 무지개, 번개 등이 표현돼 있다.

‘소리 나는 운동’은 원형 몸체가 방울로 이뤄져 있는 작품이다. 천장에 매달린 스피커에서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중계 영상에서 추출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등이 흘러 나온다.

양 작가는 “짐볼이 구슬 공 같기도 하고 앉을 수도 있다. 앉으려 하면 몸의 균형 잡아야 하기 때문에 몸에 좋다”며 “월페이퍼는 2011년 처음 미국 아스펜에서 ‘축지법’이라는 제목으로 썼다. 영어번역이 쉽지 않아 땅을 접었다 폈다 한다고 설명했다. 접고 한걸음 이동해 풀면 긴 거리를 이동하게 되는 식”이라고 밝혔다.

양 작가는 “’서기 2000년이 되면’이라는 전시 제목은 민해경의 노래 ‘서기 2000년’에서 비롯됐다. 노래 안에는 시공간, 시점도 있다. 노래가 나온 1982년에는 2000년이 먼 미래였고 지금 관점에서 보면 과거의 기억”이라며 “노래에서 접혀진 시간을 봤고 절반이 후렴인 가운데 대책 없이 막연한 가사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6세 때 그린 ‘보물선’이라는 작품도 소개된다.

작가는 “어린 시절 그림인 ‘보물선’에는 시조새와 도깨비가 등장해 의미가 있다고 봐 이번에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시각적 작업인 ‘융합과 분산의 연대기- 뒤라스와 윤’도 전시한다.

양 작가는 “다른 것을 비교하는 이형조합에 관심이 많다. 2008년에 이방인이었던 중국 공산당 활동을 한 혁명가 김산과 그의 일대기를 기록한 작가 님웨일즈를 비교한 작업을 했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마그리트 뒤라스와 작곡가 윤이상을 비교했다"며 "뒤라스는 뒤늦게 모국에 돌아갔지만 후반기에 애써 인도차이나를 방문하지 않았고 윤이상은 한국으로 올 수 없었다. 구조적으로 닮았다. 윤이상은 한국에서 아직도 뜨거운 감자이지만 서대문형무소에서 투옥돼 있으면서 북한의 강서고분 사신도를 떠올리며 작곡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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