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DJ 장남’이자 ‘동지’였던 김홍일 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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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김도형 기자
입력 2019-04-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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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와 함께한 ‘민주화 역정’

  • 모진 고문으로 파킨슨병 투병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장남인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자택에서 쓰러져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오후 5시 4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민주화 동지였다. 박정희 정권의 독재에 맞서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고초를 겪었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에는 공안당국으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했다. 김 전 대통령 자서전에 따르면, 당시 고문 수사관들은 김 전 의원을 ‘빨갱이 새끼’로 부르는 등 심한 구타와 함께 폭언을 가했다.

수사를 받는 도중 그는 허위 자백을 할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목을 다치기도 했다. 고문 후유증은 평생 김 전 의원을 괴롭혔고, 결국 파킨슨병으로 이어져 고된 투병 끝에 별세의 원인이 됐다.

2006년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1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잃기도 했다.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때에는 거의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임종 순간에 “아버지”라는 세 글자만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몰라보게 수척해진 모습으로 빈소에 나타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21일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고인을 추모하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 전 의원의 동생인 김홍업 전 의원은 한숨을 내쉬며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를 드나들었다.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선 노영민 비서실장이 빈소를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김 전 의원이 조직했던 김 전 대통령의 외곽 청년 조직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에서 함께 활동했던 문희상 국회의장은 조문을 마치고 “당신이 한 일이 많다”면서 “정치를 시작해서도 엄혹했던 시절 그는 우리에게 본이 됐고 씩씩했고 늠름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의원 장례는 나흘간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23일, 장지는 국립 5·18 민주묘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5시께 별세했다. 향년 71세. 사진은 1982년 12월 고 김대중 대통령이 형집행 정지로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하자 병실로 향하는 김 전 의원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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