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 연락사무소서 돌연 '철수' 통보…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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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3-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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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북측이 22일 오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통보

  • 통일부 "북측 이상 징후는 없었다...다른 채널은 정상 가동중" 사태 진화

  • 미국 대북제재 강경 예고, 북한 '남한 적극적 중재자' 역할에 불만

[사진=연합뉴스 제공]


하노이 선언이 결렬된 이후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돌연 철수를 결정하는 등 우리정부와의 대화채널을 중단하고 나섰다.

정부는 22일 오전 9시 15분께 북측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 연락대표간 접촉을 통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무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통보하고 사무소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던 북측 인력은 약 15명정도로, 이들은 간단한 서류 정도만 챙긴 뒤 시설, 장비 등은 사무소에 남겨둔 채 북으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 따르면 북측은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면서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전 북측이 이런 결정을 남측에 전달한 뒤 사무실 건물에서 철수했다”면서 “북한의 이번 철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측의 철수 여부와 관계없이 남측 사무소는 그대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천 차관은 “(북측이)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입경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에게 이런 입장(남측은 계속 근무하겠다)을 전달했고, 오는 25일 평소와 같이 출근 한 뒤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급작스럽게 이런 결정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석을 피했다. 천 차관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남측이 어떤 분위기나 징후를 느낄만한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었다”면서 “북측의 철수 입장과 관련해 예단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부의 해석을 묻는 질문에는 “발표한 그대로다. 우리는 북한이 조속히 복귀, 연락사무소가 정상운영되길 바라고 있다”면서 “남북연락사무소 외에 군을 통한 남북 대화 채널이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중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대해 급하게 판단하기 보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측 인원이 철수했기 때문에 이산가족 화상상봉 이런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연락사무소의 조기정상화가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협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경로의 대화 채널을 유지하던 님북한은 지난달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상황이 반전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남북공동사무소는 4.27 판문점선언 합의의 결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남북관계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측의 이런 결정 배경에 대해 또 다시 ‘벼랑끝 전술’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북측이 철수를 통보한 이날 미국은 대북제재를 위반한 중국 기업 2곳에 대해 독자제재를 취하는 등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지속할지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미 설득을 압박하기 위해 북측 인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최근 북한이 주요 국가 공관장을 평양에 불러들인데 이어 남북연락사무소의 북측 인원까지 철수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 전략과 대외정책에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징후”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와 관련해 북한 선전매체들은 이날 남한 정부의 적극적 중재자 역할을 촉구하는 논평을 잇따라 게재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현실적으로 지금 남조선 당국은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에 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할 말은 하는 당사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역시 한국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하며 "북남선언 이행을 위한 꼬물만한 진정성도,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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