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블록체인의 로망, e스포츠 부흥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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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입력 2019-03-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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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주 닉스 대표]

2018년 8월 30일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마하카 스뭬어 브리타마 스타디움에서는 뜻깊은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 날은 ‘마루' 조성주 선수가 조국에 아시안게임 e스포츠 경기 최초로 금메달을 안긴 날이다.

e스포츠는 Electronic Sports의 약자로 '게임을 매개(媒介)로 하여 사람과 사람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을 말한다.(e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의 정의 발췌) 전문가들은 이것을 게임이라 쓰고, 거대산업 이라고 읽는다. e스포츠 분야는 한국과 중국을 합쳐, 직접 시장만 약 17조원 규모를 이루고 있고, 게임의 판매 및 서비스, 리그 및 대회 개최, 굿즈상품, 방송, 광고, IP시장 등 간접 시장 규모를 합하면, 전세계적으로 약 180조원 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메머드급 마켓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의 2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규모를 뛰어넘었으며,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성장하고 있는 세계 몇 안되는 유망 사업군 중 하나이다. 이런 흐름을 읽은 중국은 e스포츠를 99번째 스포츠로 공식 인정하였고, 위에 언급했듯이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시범종목(한국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획득),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15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루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e스포츠'란 단어까지 만든 명실상부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e스포츠 종목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국이다. 작년 한 해만 e스포츠 시청자 수가 전 세계 약 4억5천만명 정도라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롤드컵이라는 한 e스포츠게임 결승전은 약1억명이 시청하였는데, 이는 미국의 메이저리그와 NBA, 유럽의 프리미어리그 등 각 종목 결승전 시청자 수를 2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이다. 이런 인기가 고스란히 전통스포츠계로 반영되어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에 정식종목 입성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다. (필자 타 매체 기고 글 일부 발췌)

e스포츠는 축구나 야구처럼 구단이 있고, 각 구단에는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구성된 팀이 움직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 구단의 가치들이 매년 약 100~150억원씩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선수들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한 연봉으로 e스포츠의 인기와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LOL(리그오브레전드)이라는 게임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공식 연봉 50억에 광고, 스폰서 비용을 더해 한해 100억이 넘는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한 신문기사에서는 한국프로야구 최상위 연봉자인 이대호 선수를 뛰어넘었다며 대서특필한 적이 있다. 이런 영향인지 프리미어리그나 메이저리그의 축구, 야구 구단을 가지고 있던 각국 재벌과 부호들이 이제는 e스포츠 구단을 창단하거나 인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블록체인 업계의 오너들은 발빠르게 하나,둘 씩 e스포츠 구단을 찾아, 전폭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필자 또한 ‘오버워치’라는 게임의 퍼시픽리그 구단을 운영하고 있고, 어엿한 구단주이다. 위에 말한 재벌들이 운영하는 구단과 같은 상위리그에서 뛰고 있지는 못하지만, 나름 대륙별 지역 리그에서 3위까지 하는 강팀을 가지고 있다. 게임산업은 블록체인으로 구현되었을 때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만한 사업분야이다. 게임의 아이템 거래와 결제시스템 그리고, 해킹 등에 대한 해결책은 게임을 블록체인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는 것이 각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미 상위 블록체인 업체들은 e스포츠 시장에 진출하여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게임 전문플랫폼을 표방하는 한 업체의 코인은 현재 주요거래소에서 1주일세 30%가 넘는 상승률을 보여주었다. 이런 영향은 e스포츠 시장뿐만 아니라 MCN산업과 스트리밍 시장까지 급속하게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온라인 방송 스트리밍 BJ(제작송출자)는 e스포츠 게임을 하는 영상을 방영하고 업로드하는 것 만으로, 1년에 150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BJ의 수익의 가장 큰 비중은 시청을 하는 유저들이 보내주는 선물과도 같은 포인트나 토큰 등인데, 여기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됨으로써 빛을 발할 수 있다. 이미 e스포츠 자체만으로도 큰 시장을 이루고 있지만, 이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함으로써 더 큰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거래소인 후오비(Huoobi)는 이런 바람을 타고, EOS 기반의 게임토큰만을 사고파는 게임토큰 전문거래소를 만들었다.

1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올 4월 3일 한국에서 정식서비스 발표회를 갖는다. 바야흐로 블록체인이 거대한 e스포츠 시장을 만나, 테크르네상스(TechRenaissance)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눈썰미가 있는 분들이라면, 글 중간중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국가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셨을 것이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진작부터 자국 게임산업의 세계화를 기획하고 제도화하였다. e스포츠를 총괄하는 국가기관인 체육총국에서 e스포츠를 전문적으로 관리 육성하다가, 최근에는 문화총국 안으로 통합시켰다. 블록체인과 암호화 화폐 부분에서도 민간차원에서의 개발과 투자는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담이지만, 중국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을 30%에서 많게는 80% 넘게 자국 경제에 내재화시킨, 디지털 외화자산 보유 대국이다. 앞에 언급한 산업의 모든 부분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e스포츠 경기 종목까지 배출한 중국이지만, 초창기 중국게임 하면 한국의 기술을 모방해 만든 짝퉁, 아류 게임의 대명사였다. 블록체인 개발의 역동성과 암호화 화폐의 거래량도 2년 전만 해도 한국이 단연 앞서 있었다.

그러나 작금의 모든 상황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끝으로 이런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사가 있어 소개하고 마치려 한다. 한 매체에서 e스포츠와 블록체인 연계 속에서 한국을 세계 4위의 시장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은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 10곳 중 한 곳도 가지고 있지 못한 나라라고 논평했다. 우리 스스로 한국은 뛰어나다고 외치지만, 이 분야에서 결국, 중국이 생산한 것들만 소비하는, 경제 식민시장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면서도 씁쓸한 마음을 지울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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