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영종 구청장 "종로, 사람·자연·전통 어우러진 도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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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9-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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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부터 노약자까지 모든 주민이 불편 없이 살 수 있도록 할 것"

  • "발길 닿는 곳곳 문화재…과거·현재·미래 공존하도록 도시재생 집중"

  • "과잉 관광 등 부작용 최소화할 것"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종로구가 추구하는 미래도시는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다”고 말했다. [사진=종로구 제공 ]



“노약자,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불편 없이 걸을 수 있는 도로와 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경사가 있는 오르막에 난간을 설치하고, 공원의 벤치 하나를 설치할 때도 사람을 생각할 때, 진정한 명품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그리는 명품도시는 따뜻하다. “모든 주민이 사는데 불편하지 않고 안전해야 한다”는 소신을 통해 알 수 있듯, 구정 전반에서 ‘사람’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는 18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종로가 앞으로 아이 키우기 좋고, 살기 좋은 ‘건강한 도시’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을 종로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민선 5기부터 줄곧 ‘종로를 사람 중심의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며 일했고, 그 꿈은 현실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사람’을 우선하는 첫 번째 과제로 미세먼지가 없는 ‘숨쉬기 편한 종로’를 택했다. 그는 종로구민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일념 하에 매일 아침 대로변을 물청소하고, 재비산 방지를 위해 분진흡입차량으로 도로의 먼지를 줄이도록 했다. 노력의 결과, 종로구는 수도권 지자체를 통틀어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옅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숨쉬기 편한 도시가 되려면 녹지와 자연생태계 보호가 전제 돼야한다. 도시농업 활성화를 통해 나대지, 건물 옥상 등에 텃밭을 조성하고, 자투리 부지에 녹지대를 만들어 도심 경관 개선과 함께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지속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 종로, 과거-현재-미래 공존하는 도시

김 청장은 사람을 중심으로 문화, 자연, 전통이 함께 어우러진 종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는 방안으로는 도시재생이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청장은 “종로는 전통적인 구심지로 청와대, 정부청사 등의 공공기관이 밀집되어 있고, 발길이 닿는 곳곳마다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또한 북한산국립공원, 인왕산 등 녹지비율이 종로구 면적의 43.6%로 다른 자치구처럼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기에는 대상 부지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구가 추구하는 미래도시는 전통을 잘 보존하면서, 지역특성에 맞는 개발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다. 오랜 시간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을 잘 보존하고, 동시에 사람중심의 질적 재생과 정비를 우선하는 도시재생이 종로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구청장은 본인 이름의 건축사무소를 경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8년간 건축·도시계획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대표적인 것이 문화자원과 자연이 조화된 도시재생 사업이다.

종로구는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통인시장, 버려진 가압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윤동주문학관, 조선시대 정선의 장동팔경첩에 수록된 수성동계곡을 복원했다. 이 지역들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동네로 변모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광화문 지하를 하나의 공간으로 조성한 청진지하보도, 한번 설치하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보도블록, 한강변 구립운동장, 마로니에공원 재정비 등이 있다.

다만, 세운상가가 최근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에서 제외된 점에 대해서는 “지금은 부동산 경기 과열로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에서 제외되었지만 부동산이 안정되면 세운상가를 기억하고 더욱 발전시킬 기회가 오리라 믿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서도 “현재 광화문광장의 양방향 차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종로 서부지역의 교통체증은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광화문을 지나는 차량 다수는 다른 지역을 가기 위해 경유해가는 차량으로 단순히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종로구는 광장 주변의 신호체계 개선, 광장도로 1개 차로 유지 등 주민들의 생활편의를 위한 여러 대책을 서울시에 건의하고 협의하고 있다.
 

무악동 도시텃밭 개장식 [사진=종로구 제공 ]



◆ 과잉관광, 둥지내물림 등 부작용 최소화할 것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종로는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하지만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침해받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김 청장은 이러한 부작용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주민과 관광객이 상호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광문화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관광객 수나 경제창출 효과에 집중하는 기존의 관광정책의 틀에서 벗어나, 이제는 질적 관광정책이 필요하다. 매스컴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거주지가 조명되면 빠른 속도로 관광지화 되다보니 일상과 관광의 공존을 위한 관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주지역에 방문객이 몰리다 보니 주민의 일상생활이 침해 받고, 슈퍼마켓, 세탁소 같은 동네가게가 사라지는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광객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나눠 과잉관광 문제와 둥지내몰림 현상을 최소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광의 질적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무단투기, 무단주차, 거주민 사생활 침해 등을 방지하며 무분별한 관광객들의 행위를 규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종로구는 지난 6월부터 젠트리피케이션을 막도록 익선동 한옥거리 등지에서 ‘상가건물 임대차 상생계약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사람이 갑자기 많이 모이면서 상가의 임대료가 급상승해 기존의 세입자는 밀려나고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업종만 살아남게 되며, 결국에는 획일화된 업종으로 더 이상 사람이 찾지 않으면서 지역상권이 무너지는 부작용이다.

‘상가건물 임대차 상생계약서’에 임대인은 적정 임대료를 유지하고 임차인이 재계약을 희망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극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김 청장은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물주와 세입자가 갑을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관계’라는 믿음을 가지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건물주와 세입자가 상생과 동반성장 협약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고, 또한 구에서는 건강한 관계 형성을 위한 가교역할을 지속적으로 해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김 구청장은 1953년 전라남도 곡성에서 태어났다. 조선대 병설공업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1973년부터 10년간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했다. 이후 건축사사무소를 경영하다가 건축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일선에 나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2010년 종로구청장으로 당선된 이후 종로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문화와 예술을 반영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서촌, 북촌, 이화동, 익선동 등의 명소를 만들고 ‘대한민국 도시대상’을 4년 연속 수상했다. 2015년 청렴도 1위, 2017년 청렴인으로 선정됐으며, 유니세프로부터는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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