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피해자, 도구로 쓰지 않겠다"…김윤석X주지훈 '암수살인', 관습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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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9-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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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개봉하는 영화 '암수살인'이 오늘(13일) 언론시사회를 진행했다.[사진=영화 '암수살인' 메인 포스터]

여느 범죄물과는 다르다. 사건과 피해자에 대한 자극적인 묘사, 도구로서의 활용은 찾아볼 수 없다. '장르'의 관습을 깬 범죄실화극. 영화 '암수살인'이 그 주인공이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는 영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제작 ㈜필름295 ㈜블러썸픽쳐스·배급 ㈜쇼박스)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태균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윤석, 주지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강태오(주지훈 분)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김형민(김윤석 분)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실화극이다.

‘암수살인’이란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일컫는 단어로서, 한국 영화에서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처음 다뤄지는 소재. 여느 범죄 영화와는 달리 자극적 사건, 범행 묘사 없이 묵직한 드라마와 치밀한 수싸움을 펼친다. “피해자들을 단순한 증거, 사건의 실마리로 여기지 않고 한 사람으로 담으려 했다”는 김 감독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제게는 실화 바탕이라는 무거운 짐이 있었다. 무겁고 정중하게 실화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이 영화가 많은 범죄물과 차별점이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건 암수살인의 특성이라고 본다. 보통 범죄물이 범인을 쫓고 살인범을 추격하는 에너지가 있다면, 우리 영화는 사건의 특성상 형민이 피해자가 누구인지 찾아야만 진실이 밝혀지는 ‘역수사’ 형식을 띠고 있다. 피해자를 도구로 쓰지 않고 사람으로 담으려고 했고 그것에서부터 (영화가) 출발했다. 그것이 결이 다른 영화를 만들게 된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한다”고 많은 고민 끝에 현재의 표현 방법 및 묘사를 취한 사실을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암수살인’에 대한 의미를 환기시키고 주변에 대한 관심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깃들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누군가의 딸, 아들, 엄마였을 한 사람에게 집중한 형사의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이런 형사가 있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파수꾼 같은 그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본분을 지켜낸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또 암수살인은 무관심이 빚어낸 비극이기도 하다. 유대관계가 끊기고 무관심한 모습이 무섭고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이 영화를 통해 암수살인을 환기 시키고 싶었다”며 기획 의도를 짚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는 완벽하게 허구적이고 극화된 이야기라고. 김 감독은 ‘암수살인’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을 언급하며 “영화는 새로운 창작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밝힌 당시 사건과 다른 지점들에 대해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는 주제를 구성한 것이다. 영화 속에서 강태오는 시궁창에서 태어난 괴물이다. 그에 대한 표현을 극적으로 만들다 보니 극화된 지점들이 있다. 그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활용하되 그대로 갈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영화 '암수살인' 형민 역의 김윤석(왼쪽), 태오 역의 주지훈[사진=영화 '암수살인' 스틸컷]


‘암수살인’이 기존 범죄물과 가장 큰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형사 형민의 캐릭터다.

형민을 연기한 김윤석은 “‘암수살인’의 형사 캐릭터가 그동안 형사 캐릭터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런 형사가 주변에 많이 있길 바란다”며 “이 사람의 집념과 끈기가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폭발적인 게 아니라 느리더라도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의 백미는 형사 형민과 살인범 태오의 치밀한 수싸움이다. 김윤석 또한 이를 언급하며 “‘추격자’ 지영민과의 싸움이 UFC라면, ‘암수살인’ 속 강태오와 격투는 테니스 같았다”고 비유했다.

그는 “강력한 서브를 넣으면 강력하게 막아냈다. 격렬하게 테니스를 친 것 같다. 형사물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고 영화로 만들기 쉬운 장르다. 통쾌하게 정의가 이기는 이야기를 만들기 쉬운데, 이 영화를 만나며 그렇게 하지 않아도 훌륭한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작품의 완성도를 칭찬하기도 했다.

강력한 형사 캐릭터만큼이나, 살인범 강태오 역시 위압적이고 무시무시하게 그려져 눈길을 끈다. 김윤석과 맞붙기 위해서 주지훈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터.

주지훈은 “겉으로 무시무시하면서도 나태한 강태오를 표현하기 위해 5kg을 찌웠다. 시나리오에는 ‘짧은 머리’라고만 표현되어 있는데, 감독님께 삭발을 제안했다. 감독님께서도 반색하시며 ‘삭발을 쓰고 싶었는데 강요가 될까 봐 참았다’고 하시더라. 쿵짝이 잘 맞아서 현재의 강태오 비주얼을 만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경상도 출신인 김윤석에게 사투리 코치를 받았다고 덧붙이며 “디테일을 잡아주고 가감 없는 조언도 해주셨다. 치열하게 주고받는 공기가 즐거웠고, 한조각 한조각 만드는 희열을 느끼게 했다”고 촬영 현장을 회상, 김윤석과의 연기 호흡에 만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영화 ‘암수살인’은 오는 10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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