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초월·공간 연출의 미학…바그너 연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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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9-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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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14~18일 예술의전당서 1편 공연

  • 국내서 첫 제작…인터미션 없어

  • 아힘 프라이어 "한국에의 관심 반영"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총연출가인 아힘 프라이어가 12일 서울 남산창작센터에서 열린 프레스 오픈 리허설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월드아트오페라 제공]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연작 오페라인 '니벨룽의 반지'가 국내에서 최초로 제작돼 무대에 오른다.

12일 오전 서울 남산창작센터에서는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 프레스 오픈 리허설이 펼쳐졌다.

총 4편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라인의 황금'(1편)을 시작으로 내년 8월 '발퀴레'(2편), 12월 '지그프리트'(3편), 2020년 5월 '신들의 황혼'(4편)으로 나눠 공연된다. 우선 오는 11월 14~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첫 번째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날 리허설 현장에서 총연출가 아힘 프라이어는 "모든 장면이 다 좋기 때문에 어떤 장면을 시연할지 전날 열띤 토론을 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공간 연출에 미술적인 요소가 많다"며 "하늘, 지하세계, 강 등이 연출되는데 장면이 바뀌는 과정이 굉장히 멋있다"고 말했다.

'라인의 황금'은 신화시대 라인 강 밑과 라인 강가 산 위의 공터, 니벨룽족이 사는 지하세계 니벨하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반지'를 갖기 위해 니벨룽족 난쟁이와 거인, 심지어 신들까지 욕망에 휩싸이는 모습을 그린다. 전체 1막 4장으로 이뤄진다.

이번 공연은 중간 휴식시간(인터미션) 없이 3시간 동안 극이 진행된다. 다소 의아할 수 있지만 '라인의 황금'은 애초에 인터미션 없이 만들어졌다는 게 프라이어의 설명이다. 그는 "결코 의도한 게 아니다"며 "실제 공연을 보면 3시간이 2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 이해와 관련해선 "독일어를 알아듣는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작에 쓰여진 언어 자체가 어렵다"며 "그런 점들을 감안해 역사적인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의 발전이 옛 전통에 바탕을 둔 것인지, 급하게 서구화 됐는지에 관심이 많은데 이런 호기심을 작품 안에도 담으려고 했다"며 "과거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시대를 초월해 현재 관객들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리허설에선 1막과 3막의 일부가 공개됐다. 난쟁이 보탄 역의 배우들은 커다란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책임감을 갖고 캐릭터 표현과 해석에 몰두했다는 후문이다.

베이스바리톤 가수 김동섭은 "한국인이 보탄 역을 맡은 것은 우리나라 세종대왕 역을 외국 사람이 하는 것과 같다는 말을 들었다"며 "결코 평범한 분장이 아닌 데다 움직임도 제약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제작사인 월드아트오페라는 이번 4부작 공연에 북한 성악가를 섭외 중이라고 밝혔다.

에스더 리 월드아트오페라 단장은 "이번 오페라에 남북 성악가가 한 무대에 오르는 것을 추진 중"이라며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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