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직업 포기하고 자영 나서는 ‘실업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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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8-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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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MP, 탈북자 인용해 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에 있는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찾아 개건·현대화가 미진한 점을 지적하면서 보건부문과 조직지도부 등 노동당 전문부서들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에서 경제 위기로 국영기업 직원이기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탈북 웹툰 작가인 최성국씨는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북한 경제가 나빠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국가와 관련된 직업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자영업을 하기 시작했다”며 “그들은 ‘실업자’로 불리는데 정권이 북한 내의 자본주의를 파괴해야 한다며 이들을 모니터링하고 ‘실업자’를 상대로 하는 정치 선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북한의 암시장이 국제적인 제재로 더 활기를 띠고 있다고 SCMP에 전했다. 그는 제재로 인해 필수품 공급이 차단되면서 절박한 사람들이 밀수에 의존하게 되고 당국은 식품과 자금 통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최씨는 북한 정권이 국가 운영을 위해 수년간 암시장을 묵인해 왔지만 경제적인 통제를 더 강화하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암시장이 수년간 일부 북한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개선시켰지만 남북협상이 제재 완화로 이어지고 경제에 대한 정권의 통제력을 강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했다.

유엔에서 증언하고 올해 초 한국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만났던 탈북자 지현아씨는 SCMP에 “북한에 대한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제재가 오히려 북한 시장 경제를 활발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탈북자들은 북한에 남은 가족에 중국을 통한 자금 지원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남은 가족과 휴대전화를 통한 연락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가족이 국경 인근으로 가 중국 통신사 휴대폰을 사용해 잠깐 통화하는 방법이다.

국제엠네스티에 따르면 잠깐 동안의 통화를 위해 밤에 국경의 산악 지역을 걸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송금액은 다양한 가운데 한 국내 언론의 2016년 통계에서 응답자 200명 중 60%가 연간 900에서 1800달러를 중국과 북한의 브로커를 통해 송금했다고 했고 연 9000달러를 송금한 사례도 있었다. 70% 가까이는 돈을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했다.

50대의 한 탈북 여성은 SCMP에 지난해 북한에 있는 아들에 3000달러를 보냈고 올해는 지금까지 2000달러를 송금했다며 아들이 중국 통신사 휴대폰을 이용해 일 년에 수 차례 돈을 받았다고 전화를 걸었고 잠깐 동안의 통화여서 생활을 묻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없고 통화는 짧아야 한다”며 “전화에서 아들은 돈을 보내줄 수 없느냐는 말부터 한다”고 전했다.

그는 돈이 중국과 북한 브로커를 통해 밀수품 등과 함께 국경을 건너 보내진다고 설명했다. 한 비정부기구 종사자는 북한에 중국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브로커들이 있어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탈북자에 따르면 중국과 북한에서 모두 송금이 불법이고 위험한 일이어서 브로커는 보통 30%의 높은 수수료를 가져간다. 다른 탈북자는 북한에 있는 아픈 가족의 치료를 위한 돈이 필요하다며 딸이 지난달 연락했다고 밝혔다.

이 탈북자는 전화 통화에서 1990년대의 극심한 기근 시기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식품 가격이 뛰고 친척들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산 옥수수 1kg이 국영기업 종사자의 5개월치 임금과 맞먹는다고 했다. 그는 “나라가 엉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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