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벅참·믿음·자신감"…첫사랑의 기억 속으로 '번지점프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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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7-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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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필석·최호중·진상현 "아름다운 넘버, 감성에 젖어드는 작품"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에 출연하는 (왼쪽부터) 진상현, 강필석, 최호중 배우가 웃음 가득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가 이어지는 동안 앞 열에 앉은 한 남성이 무척 서럽게 울었다. 그만큼 울지 못한 나는 감성이 메말랐나 싶을 정도로, 그의 어깨가 흔들렸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가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을 맞이해 5년 만에 돌아왔다. 풋내음 나는 첫사랑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이 뮤지컬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넘버(곡)로 가득하다. 여기에 더해 배우들의 열연이 완성도를 높인다.

극 중 친구이자 무대 뒤에서도 살뜰하게 서로를 챙기는 강필석(인우 역)·최호중(대근 역)·진상현(기석 역) 배우를 지난 10일 한 자리에서 만났다.

강필석은 남자 주인공 '인우' 역이 벌써 세 번째다. 다소 느슨해질 법도 한데 매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배우다. 그는 "공연할 때 기분이 너무 좋다"며 "초연 때부터 작품에 대한 믿음과 배우들의 자신감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 뮤지컬은 제작사 문제로 2013년 재연 이후 묻힐 뻔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이 손을 내밀어준 덕분에 다시 숨 쉴 수 있게 됐다고 강필석은 설명했다. 지난달 12일 개막한 공연은 어느덧 오부능선을 넘었다.

그렇기에 더욱 애틋할 수밖에 없다. 올해 첫 공연을 마치고 모두 한참 동안 울었다는 후문이다.

배우들의 벅찬 감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강필석은 "연기를 하면서 옛 사랑에 대한 순수했던 느낌이 생각나 순간순간 울컥할 때가 있다"며 "관객들도 묵직한 무언가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시에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재관람하는 분들이 많아 박장대소가 나오지 않는다"며 "관객 반응이 없으면 배우들은 오버하게 되는데, 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함께 자리한 두 배우도 압박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 처음 합류한 최호중은 "매회 새로운 기분으로 임한다"며 "애드리브 대신 과하지 않게, 더 밀도 있게 연기하려고 애쓴다"고 강조했다. 특히 1980년대 뉴스 인터뷰 영상 등을 보며 연습한 독특한 말투는 감초인 '대근'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전 시즌 대근을 연기한 배우를 대신해 각오가 남달랐을 그는 "복도든 어디든 인우·기석 역의 배우들과 만나 계속 연습한다"고 말했다.

원작(영화)과 관련된 추억도 하나 끄집어냈다. 고(故) 이은주 배우와의 만남이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예대 앞에서 입시가이드 판매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이은주씨가 어머니와 함께 와서 사갔다"고 말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정말 예뻤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감초 '기석' 역의 진상현은 이번 공연을 제의받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초연 때부터 기석을 맡아온 진상현은 "전화받았을 때 벅찼다"며 "기석에 대한 애착이 커서 다른 배우가 하는 건 상상을 못 해봤다"고 전했다. 언제든 기석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각오다.

아직도 종종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본다는 그는 "아내와 함께 어제도 봤다"며 "뮤지컬을 할 때 세심하게 신경쓰게 된다"고 말했다.

작품의 의미도 '동성애'가 아닌 '사랑'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작품은 첫사랑 태희를 사고로 잃은 인우가 17년 후 제자인 남학생 현빈에게서 태희의 모습을 보고 동요하면서 전개된다.

이에 대해 진상현은 "사람들이 동성애만을 얘기하는데, 정확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며 "많은 관객들이 감성에 젖어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의 합이 살아있는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다음 달 26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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