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잎 부위별 농약 잔류분포,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훨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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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최종복 기자
입력 2018-07-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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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엔 폭염·장마 등 기상 변화와 농산물의 수급상황 변동으로 상추값이 폭등하면서 ‘고기보다 비싼 금(金)추’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채소를 고기와 싸서 먹는 우리네 쌈 문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남녀노소 즐겨 찾는 대표 쌈 채소가 바로 ‘상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상추쌈을 먹다 보면 간혹 독특한 식습관을 보게 된다. 많은 이가 상추를 섭취하기 전 끝부분을 제거하고 먹는 모습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이와 관련,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2013년 진행한 흥미로운 연구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낳고 있다.

15일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8월 경기 일부지역에서 10~60세 이상 남녀 4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8.7%가 상추를 먹기 전 끝부분을 제거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여성(93.7%)이 남성(75.8%)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추 끝부분을 제거한 후 섭취하는 이유는 지저분하다고 느껴져서(52.4%), 색깔이 변해 있어서(31.9%), 딱딱해서(15.7%), 씁쓸해서(13.0%), 농약이 많이 묻어 있기 때문에(11.1%), 먹으면 졸리기 때문에(4.1%), 비료성분이 묻어있기 때문에(3.9%) 순으로 조사됐다.

이런 조사 결과는 어느 정도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실제로 상추는 오래 두면 절단된 끝부분이 갈변반응에 의해 갈색으로 변한다. 또한 상추잎과 줄기에 상처를 내면 쓴맛을 내는 우유빛 유액을 분비하는데 이에 다량 함유돼 있는 락투신(Lactucin)이란 성분이 최면효과가 있다.

그럼 농약에 대해선 어떨까? 보통 농약 살포액이 상추잎 위에서 아래로 흘러 모일 것이란 추측 때문에 농약 잔류량이 상추 끝부분에 높을 것이라 짐작하곤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보건환경연구원은 3개월 동안 노지에 비가람 하우스포장을 설치, 살균제 성분인 보스칼리드(Boscalid)와 살충제 성분인 루페뉴론(Lufenuron)을 상추에 살포해 부위별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오히려 상추잎 아랫부분이 윗부분보다 농약 잔류량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스칼리드 살포 3시간 뒤 아랫부분과 윗부분의 잔류량은 각각 18.26mg/kg, 84.97mg/kg, 14일 후 0.31mg/kg, 0.37mg/kg으로 나타났다.

루페뉴론은 살포 3시간 뒤 각각 0.91mg/kg, 5.21mg/kg, 13일 후 0.06mg/kg, 0.09mg/kg으로 확인됐다.

오조교 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 과장은 15일 “상추잎 윗부분은 주름이 많아 중량 당 표면적이 넓어 농약 부착량이 많아져 상추잎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잔류량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아랫부분까지 섭취한다 해도 건강 상 차이가 없으니 기호에 따라 드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농약과학회지(Vol.18, No.2, 2014)에 ‘상추잎의 부위별 잔류농약 분포 특성’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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