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S 아주경제 - 아주 잘 정리된 디지털리더 경제신문

GLOBAL VIEWS 아주경제 - 아주 잘 정리된 디지털리더 경제신문

검색
5개국어 서비스
실시간속보

하도급 공정화법 시행...원청-하청업체 '갑을 문화' 혁명적 변화 예고

신승훈 기자입력 : 2018-07-13 07:00수정 : 2018-07-13 07:58
오는 17일 하도급법 개정안 시행…하도급대금 대상사유 확대 부당한 경영간섭 막는다…해외영업 숨통트인 하청업체 하청 상대로 보복하면…최대 3배 손해배상

[사진=아이클릭아트]


하청업체를 상대로 한 대기업의 갑질 근절을 골자로 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개정안이 오는 17일 시행된다.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관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하청업체가 대기업의 갑질 사각지대에 놓였던 ‘기술자료 인정범위’ ‘보복조치 범위’ 확대 등이 포함된 것이 핵심이다.

이번 하도급법 개정안에는 총 7개의 조항이 신설·추가됐다. 이 중 하도급대금 조정신청‧협의 대상사유를 현행 ‘원재료의 가격 변동’에서 ‘목적물 등의 공급원가 변동’으로 확대한 조항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아파트 공사의 조경사업에 참여한 하청업체의 경우 공사에 사용된 나무(원재료)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원사업자로부터 비용을 보전 받았다. 다만 조경 완료(목적물) 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나무 운송료, 작업자 임금 등의 인상분은 보전 받지 못했다. 법적으로 원재료값의 변동만 보전해주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하청업체에 불리한 조항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이다.

한 대기업 건설사 관계자는 “목적물 공급원가 변동분까지 하청업체에 보전해줘야 하므로 당장 시공사 입장에선 부담일 수 있다”며 “하지만, 하청업체와 공생협력이라는 차원에선 긍정적인 법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기술자료의 인정범위를 현행 ‘상당한 노력’에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자료로 확장됐다. 기술자료란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 방법에 관한 자료 등을 의미한다. 개정 전에는 '상당한 노력’이란 표현이 두루뭉술하고 사실상 엄격하게 작동했기 때문에 하청업체의 기술이 자료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녔다.

기술자료 인정범위 확대에 대해 이병철 법무법인 세줄 변호사는 “개정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투자를 통해 기술개발을 했고, 합리적 관점에서 판단해 기술자료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구상으로 보면 ‘상당한’과 ‘합리적’이란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향후 구체적인 판례가 축적되면서 법이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하도급법 개정으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자료 등을 기술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 하청업체의 영업활동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하청업체가 기술자료를 해외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위’도 부당한 경영간섭에 포함됐다. 기존 하도급법에는 △하도급 거래량 조절 △지정 사업자와 거래하도록 구속하는 행위 △원가자료 등 경영상의 정보 요구 행위 등이 부당한 경영간섭 행위로 규정돼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원청의 허가 없이는 수출길이 막혀 있어 영업활동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개정안이 시행되면 하청업체가 자유로운 해외 영업 활동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부당한 경영간섭 행위가 드러나면 하도급 대금의 2배에 상응하는 금액의 벌금을 과하기 때문에 원청업체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다.

기존 하도급법에 규정된 원청업체 ‘보복조치’의 인정 범위도 넓어졌다. 보복조치란 하청업체가 △관계 기관의 조사에 협조한 행위 △원청업체의 법 위반 사실을 관계 기관 등에 신고한 행위 △하도급대금 조정신청 등을 이유로 ‘수주기회를 제한하거나 거래를 정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공정거래위원회, 법원 및 수사기관의 조사에 협조한 행위를 이유로 보복조치를 한 경우'가 포함됐다.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에 위법 사실을 인지하고 사법당국에 고소‧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보복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복조치를 한 경우 하청업체에 발생한 손해의 3배까지 배상책임을 지도록 해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했다.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서 한 대기업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는 하도급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공사 기간 연장, 소송비용 등으로 궁극적으로 손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90% 이상의 대기업은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0% 정도의 대기업이 하청을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며 “하도급법 개정으로 대기업의 갑질이 근절되고 하청업체와 상생의 길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법이 개정된 것은 좋지만, 법 문화가 형성되고, 다수 판례가 축적돼야 앞으로 우리나라에 선량한 하도급 문화가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의견

0개의 의견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0자 / 3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