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전 예비사업자에 한국 등 5개국 모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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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07-0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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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와 치열한 수주전 예상

  • 정부 "협상력 극대화 위해 모두 선정한 듯…수주 총력 지원"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가 발주하는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위한 첫 관문인 예비사업자에 선정됐다. 그러나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경쟁국 모두 예비사업자에 포함돼 앞으로 이들 국가와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이 사우디 원전 건설을 위한 예비사업자로 선정됐음을 사우디 원자력재생에너지원(K.A.CARE)으로부터 공식 통보받았다고 1일 밝혔다.

사우디 원전 사업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5개국의 원전 사업자가 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초 한국을 포함한 2, 3개국만 예비사업자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사우디는 예상을 깨고 5개국 모두 선정했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사우디가 마지막 단계까지 5개국의 경쟁을 유도, 협상 우위를 점하려고 이렇게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우디의 협상 레버리지 극대화 차원의 조치로 평가되는 만큼 본 입찰 과정에서 각국 간 여러 차원의 합종연횡 가능성에도 면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로서는 5개국 모두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사우디와 유사한 사막 환경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바라카 원전을 계획된 일정과 예산에 맞춰 성공적으로 건설한 경험이 있다.

미국은 사우디가 미국 원자력 업체에 발주할 경우 원자력 협정 요건을 완화해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처럼 핵보유국이 되기를 바라는 사우디 입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러시아가 원전을 수주하는 경우에도 사우디는 미국의 통제 없이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이 있고 프랑스도 해외에서 다수 원전을 지은 경험이 있다.

사우디가 이들 국가와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모두 선정했을 수도 있다.

사우디는 한전에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계속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확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앞으로 본 입찰을 진행, 한전 등 사업자와 개별적으로 사업 조건 등을 협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 수출이 탈(脫)원전에 직면한 국내 원자력산업의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했던 정부와 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결과가 다소 실망스럽다.

우리나라 등 2, 3개국만 포함됐을 경우 수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수주를 전혀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예비사업자 발표로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한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도 "참여 의사를 밝힌 5개국 사업자 모두가 선정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2일 백운규 장관 주재로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중공업 등 관련 기업과 사우디 원전 수주를 위한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사우디 원전 최종 수주를 위한 지원방안을 점검하고 '사우디원전지원센터' 설치 등 향후 대응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백 장관은 5개국 모두 선정으로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강조하고 범정부적 역량을 결집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총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또 사우디 원전 최종 수주까지 민관 합동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격월로 열고 원전 수주와 관련된 사안에 상시 대응하기 위해 사우디원전지원센터를 개소한다.

사우디원전지원센터는 원전 수주를 위한 협업과 정보 공유, 공동 대응을 위한 기구로서 사우디의 요구사항 분석, 입찰 제안서 작성, 양국 업계 간 실무협의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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