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LG, AI·로봇·전장사업 선점, '개방형 혁신'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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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6-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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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IFA 2018'서 첫 개막 기조연설···구광모 체제 방향성 드러날듯

  • 벤처투자펀드 조성등 공격적 M&A, R&D인재 양성에도 집중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에서 LG전자가 55형 올레드 사이니지 216장을 연결해 만든 올레드 터널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구광모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LG그룹이 AI(인공지능)·로봇·전장부품 등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개방형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LG는 그동안 인수합병(M&A) 등 변화에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왔지만, 최근 LG가(家) 4세인 구광모 LG전자 ID(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사업부장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며 보다 과감한 전략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전자전시회 'IFA 2018'에서 AI 분야에서의 오픈 플랫폼, 오픈 파트너십, 오픈 커넥티비티 등 LG전자의 3대 개방형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개막 기조연설의 공동 발표자로 나선다. LG전자의 최고경영인이 글로벌 주요 전시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에서 AI를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을 맡은 것은 의미가 크다. 특히 업계에서는 구 상무 체제가 열린 뒤 첫 번째 글로벌 무대인 만큼 미래 먹거리에 대한 LG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LG가 주목한 AI·로봇·전장부품

LG는 일찌감치 AI와 로봇, 전장 사업을 차기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해당 사업부를 키우는 데 집중해 왔다.

LG전자는 지난해 AI 연구소를 신설하고 ‘AI 가전의 원년’을 선포하는 등 관련 기술 선도를 위해 힘써왔다. 올해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AI 탑재 생활가전 수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인 AI 기술 개발에 집중해 업계 주도권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LG전자는 구 상무 체제에 맞춰 AI 랩 신설과 투자펀드 조성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토론토 AI 랩과 함께 미래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벤처투자펀드를 만들고 향후 5년간 5000만달러(약 535억원)를 출자하는 방안을 최근 결정했다.

LG전자의 벤처투자펀드는 (주)LG가 최근 미국 새너제이에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운용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AI·로봇·전장부품 등에서 뛰어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과의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22일 미국 로봇개발업체인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 달러(약 33억원)를 투자했다. 보사노바 로보틱스는 2005년 설립된 회사로 로봇, 컴퓨터 비전(로봇에 시각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실시간 매장관리, 로봇·솔루션 개발 등을 하는 업체다.

이밖에도 지난해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에스지로보틱스(SG Robotics)’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Robotis)’,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릴(Acryl)’,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Robostar)’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다.

또 지난해에는 LG그룹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조4000억원에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업체인 ZKW 인수에도 성공했다. LG는 이 인수를 위해 3년여의 시간 동안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LG가 조 단위의 해외 M&A를 성공하면서 보수적인 그룹의 색채를 바꿀 수 있었다고 업계에서는 평가했다.

LG전자는 향후 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협력을 다양화해 미래사업을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 인재 양성·기술 개발 등 내부 혁신에도 집중

LG는 전방위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며 AI·로봇·전장 사업 등과 관련한 독자 기술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LG 계열사 R&D 인력을 한데 모아 만든 ‘LG사이언스파크’는 자체 기술 개발에 대한 LG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LG사이언스파크에는 현재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명이 집결해 있다. LG는 2020년까지는 2만2000여명으로 연구 인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자체적인 연구 인력 확보를 통해 계열사 간의 융복합 R&D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LG는 2년 연속으로 국내 특허 등록 건수 1위 기업에 오르는 등 자체 연구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허청의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의 총 특허 등록 건수는 2만 6091건 중 LG전자가 등록한 특허는 2892건으로 가장 많았다. LG전자는 주로 휴대전화와 디지털TV, 차세대 통신표준, 멀티미디어 코덱 등과 관련한 특허를 등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 순위에서도 LG는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LG는 지난해 특허 등록 건수 7693건으로, 2위 삼성(5212건)을 2481건 앞섰다. 현대차(4063건), 포스코(1448건), SK(727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구광모 시대를 맞아 M&A와 외부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등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인재 모집에도 힘쓰는 등 전방위적인 혁신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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