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 진보 교육감 '압승'… 현직 교육감 프리미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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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8-06-14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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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조희연·경기 이재정·부산 김석준… 경북·대구 보수 우세

진보진영의 조희연 후보(현 교육감)가 보수성향의 박선영 후보(동국대 교수)를 누르고 서울시교육감 재선에 성공했다. 직선제 도입 이후 서울에서 재선 교육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17곳 가운데 14곳에서 당선되는 압승을 거뒀다. 진보 교육감의 압승으로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 추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12곳에 출마한 현직 교육감이 모두 재선에 성공하며 '현직 프리미엄' 효과를 재확인했다. 현직 교육감은 진보 11명, 보수 1명 등 모두 12명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이에 따라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세종 △경기 △충북 △충남 △경남 △제주 등 10곳에서는 재선 교육감이, △강원 △전북 2곳에선 3선 교육감이 나왔다.

한 해 9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집행하고 유치원과 공립학교 교원 5만여명에 대한 인사권을 갖는 서울시교육감에는 진보진영의 조희연 후보(현 교육감)가 보수성향의 박선영 후보(동국대 교수)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직선제 도입 이후 서울에서 재선 교육감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의 진보성향 도성훈 후보가 보수성향의 고승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앞서 보수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한 반면, 진보진영은 일찌감치 도 후보로 단일화한 바 있다.

경기교육감은 재선 도전에 나선 진보성향의 이재정 후보가 보수성향의 임해규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부산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성향의 현 교육감인 김석준 후보가 보수성향의 김성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제주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성향의 현 교육감인 이석문 후보가 보수성향의 김광수 후보(전 제주제일고 교장)와 초접전 끝에 가까스로 당선됐다.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출마한 울산교육감 선거에서는 울산 첫 진보 교육감이자 여성 교육감인 노옥희 후보가 당선됐다. 울산교육감 선거에는 보수에 권오영·김석기·박흥수 후보, 진보에 노옥희·정찬모 후보, 중도에 구광렬·장평규 후보가 출마했다.

세종교육감은 진보성향의 최교진 후보(현 교육감)가 보수성향의 최태호 후보를 크게 앞지르며 당선됐다. 현직인 최 후보를 향해 최태호 후보가 공략한 '수능 꼴찌', '성적 저하' 등의 전략이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원교육감은 현직이자 진보성향의 민병희 후보가 보수성향의 신경호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충북교육감 선거에선 현직이자 진보성향의 김병우 후보가 보수계 지지를 받는 심의보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충남교육감에서는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현직 교육감 김지철 후보가 보수인 명노희 후보를 크게 누르고 당선됐다. 전북교육감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김승환 후보가 전북대 총장을 지낸 서거석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현직이 출마하지 않은 전남교육감 선거에서는 전교조 전남지부장 출신의 장석웅 후보가 고석규 후보(목포대 총장)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경남교육감 선거에서는 현직이자 진보 단일 후보인 박종훈 후보가 박성호 후보에게 압승을 거뒀다. 역대 경남교육감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교육감은 박 후보가 유일하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 진보 단일 후보로, 보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고 각자 출마한 김선유·박성호·이효환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진보 대 보수의 1대1 양자 대결로 치러졌다면 자칫 어려운 선거가 될 수 있었으나 보수 성향 후보가 3명이나 출마하면서 쉽게 당선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구교육감 선거에서 강은희 후보(전 여성가족부 장관)와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사열 후보(경북대 교수)가 오차범위 안에서 초박빙 접전을 펼친 끝에 강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광주교육감 선거는 현직 장휘국 후보가 이정선 후보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당선됐다. 두 후보 모두 진보 성향 후보여서 누가 1위가 되든 진보 교육감이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대전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성향의 설동호 후보(현 교육감)가 전교조 대전지부장 출신의 성광진 후보를 눌렀다.

5명이 도전장을 내고 현직이 출마하지 않은 경북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성향의 임종식 후보(전 경북교육청 교육정책국장)가 안상섭 후보(경북교육연구소 이사장)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인 끝에 당선됐다.

한편 교육감은 '교육 소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정책 권한을 갖는다. 전국적으로 연간 60조원에 달하는 예산과 교원 38만명에 대한 인사를 포함해 지역교육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이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교육현장에 큰 변화가 생기는데, 무상교육 도입이나 혁신학교 확대, 공립유치원 설치 등이 대표적이다. 자사고와 특목고 등을 지정·폐지하는 권한도 지난해 교육부의 동의 절차를 없애기로 하면서 교육감에 전적인 권한이 주어지게 됐다.

고등학교에 신입생을 배정하는 방법도 교육감이 정할 수 있어, 제주와 울산·경북은 올해부터 고입 연합고사를 폐지하고 내신으로만 학생을 선발하게 됐다.

또 시·도 단위의 일제고사를 치를지, 학원의 심야영업은 언제로 제한할지, 교장 공모제는 어떻게 운영할지 모두 교육감의 권한이다. 교육 현장에선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보다 강한 권한을 가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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