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극복 열쇠는 ‘남성육아’…男 육아기 단축근무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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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18-05-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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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 저출산위 포럼서 제시

  • 노동시간 단축·유연탄력근무 확산도 필요

롯데그룹이 시행하는 남성 육아휴직자 대상 교육프로그램 ‘대디스쿨’에 참석한 직원들이 예비아빠 매뉴얼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롯데 제공]


출산율을 높일 방안의 하나로 남성육아휴직을 비롯한 아빠의 돌봄참여 확대가 떠오르고 있다. 이를 활성화하려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여성가족부 주최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저출산·고령화포럼’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1년 1.29명으로 초저출산 사회에 진입했다. 합계출산율은 출산 가능한 여성(15~49세)이 평생 낳는 자녀 수를 말한다. 정부는 출산휴가와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출산휴가급여 등을 내놓으며 출산율 높이고자 애써왔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로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정 교수는 독일 사례를 제시하며 남성 돌봄참여가 확대되면 출산기피 경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2005년을 전후로 가족정책을 혼인 중심이 아니라 돌봄 중심으로 전환했다. 2007년엔 12~14개월간 쓸 수 있는 부모시간과 부모수당 지급 제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2006년 3.5%에 머물던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이 시행 첫해 10.5%로 세 배가량 뛰고 2014년엔 34.2%까지 올라갔다. 사회적 돌봄체계도 확대했다. 어린이집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일제학교를 늘렸다.

출산율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2년 합계출산율이 1990년 이후 처음으로 1.4명을 넘어섰다. 이어 2013년 1.42명에서 2015년 1.49명, 2016년에는 1.59명으로 다시 한번 뛰었다.

정 교수는 국내 출산율을 높이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동시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처럼 긴 노동시간에선 여성이든 남성이든 일·가정양립은 고사하고 일·생활균형도 이루기 어렵다”면서 “노동시장 개혁은 남성 돌봄 참여를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업무 효율성과 유연성 향상 차원에 유연·탄력근무 형태도 확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주당 40시간 노동시간과 유연·탄력근무를 시행 중인 서유럽 국가에선 남성의 육아·돌봄 참여가 어렵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

중단기적인 정책으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육아휴직 사용 시간과 분리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정 교수는 “육아휴직 사용 가능 기간 1년과 관계없이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1년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근거해 초등학교 2학년 이하 또는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경우 최대 1년간 주 15~30시간만 일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는 육아휴직과 관련 남녀고용평등법 개정도 요구했다. 이 법 제19조를 ‘만 8세 이하 또는 초교 2학년 이하 자녀 가진 부모는 사업주에게 자녀 양육을 위한 휴직을 신청할 공동의 권리를 갖는다’로 바꾸자는 것이다. 지금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경우에 이를 허용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기업들이 주도하는 가족친화경영 확대도 중단기적 저출산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업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유연·탄력적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친화경영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단체가 이를 주도하는 체계가 정치와 경제 사이에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남성이 가족을 부양하고 여성이 돌봄 전담자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로는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면서 “성평등한 노동·양육 여건을 만들기 위한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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