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북 회의론 .. 문 대통령, 북·미 정상회담 궤도이탈 방지 총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워싱턴(미국)=주진, 윤세미, 윤은숙 기자
입력 2018-05-22 15:4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정의용, "북미정상회담은 지금 99.9% 성사된 것"

  • 북·미 정상회담이 트럼프에 '정치적 낭패' 될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

북한의 태도 돌변으로 꼬인 남·북·미 관계속에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정상회담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면서 "최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의 정의를 두고 엇갈리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싸고 다시 높아지는 긴장의 완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문 대통령이 이번 방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 방법은 여전히 가능하며, 북·미회담은 충분히 해볼 만한 도박이라는 것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의 발언 수위를 조절해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강경 태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에서 북한에 대한 회의론이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백악관의 분위기는 일단 '회담 추진' 쪽으로 기울어 있다.  미국 측 선발대가 이미 싱가포르에 도착해 실무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와대는 6·12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1일(미국 현지시간) 북·미 간 난기류로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은 지금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비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미국행 공군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힌 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반드시 우선 성사가 돼야 하겠고 그 다음에 성사가 되면 거기서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22일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 “두 가지 목표를 위해서 지금 어떻게 두 정상이 그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간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두 정상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그 이후의 상황을 어떻게 두 정상이 잘 이끌어갈 거냐에 대한 솔직한 정상 차원에서의 의견 교환이 주목적이다”며 “그래서 정상회담 진행 방식도 과거 정상회담과는 달리 딱 두 정상 간 만남을 위주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CNN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북한이 지난주 미국을 향해 북·미 회담 취소까지 거론하면서 경고성 메시지를 내놓은 뒤로 백악관 내에서 북한의 비핵화의 기준이나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북·미 회담에서 별다른 결실이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북한이 북·미 회담을 실제로 취소할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거론됐던, 신속한 비핵화 이행과 그에 따른 경제보상을 하는 내용의 ‘빅딜’ 성사 기대감도 빠르게 식고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한과의 형식적인 합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의 조건이 맞지 않으면 여전히 회담장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지정학적 승리이자 자신의 치적으로 부각시키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핵협상까지 파기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에 올인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두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커다란 정치적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0일 소식통을 인용, 북·미 정상회담이 '정치적 낭패'가 될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위험 부담을 안고 계속 추진해도 되는지를 두고 그가 참모들에게 질문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방미를 사흘 앞두고 한·미 정상이 전화로 북한 문제를 논의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와 조바심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백악관 일각에는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과하게 선전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수 미 테리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이 잘못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게끔 설득해야 할 것”이라면서 “실패할 회담장에 가려는 사람은 없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북한의 최근 태도 돌변은 북·미 회담을 앞두고 체면을 살리려는 것이며 비핵화 의지를 접으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중적으로 설득할 것으로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