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위한 국제사회 공조에 시동거는 김동연 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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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8-05-0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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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부총리, 3일 수마 차크라바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와 컨퍼런스콜 소통

  • 김 부총리,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부활 예고되면서 남북경협 콘트롤타워 기대

제51차 ADB 연차총회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월 3일 샹그릴라호텔에서 수마 차크라바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와 컨퍼런스콜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남북 경제협력의 콘트롤타워로 기대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본격적인 남북경협을 대비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시동을 걸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만의 국가 신인도 개선에 집중했던 예전과 달리,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남북 공동 발전을 위한 '김동연 역할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3일 제51차 ADB 연차총회 참석차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가운데 샹그릴라호텔에서 수마 차크라바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와 컨퍼런스콜로 소통했다. 이번 컨퍼런스콜은 차크라바티 총재의 요청에 따라 진행된 것.

김동연 부총리는 "남북정상회담 및 북한 개발 등에 대해 EBRD가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남북관계 진전 등에 따라 한국과 EBRD 간 관련 논의를 계속 진전시켜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번 통화로 양측은 수원국 확대 등 EBRD 중점 추진정책에 대한 공조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신탁기금 등을 활용한 한-EBRD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필리핀 방문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김동연 부총리의 첫 해외 출장이다.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놓고 김 부총리가 국제사회와의 소통에 나선 것이다.

남북 경협의 경우, 우리나라만의 독자 추진으로는 결실을 맺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제사회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김동연 부총리 역시 공감하고 있다.

다만, 김동연 부총리는 국제사회의 남북경협 지원이나 북한 지원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기도 한다.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연 부총리는 "남북 경협은 국제사회의 합의가 전제돼야 할 뿐더러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북한이) 세계은행(W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국제기구에 가입하려면 IMF 가입을 먼저 해야 하지만 간단한 게 아니다. IMF에 가입하려면 경제 체계에 대한 분석 조사가 선행되는 데 3년 정도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정상이 남한에 사상 처음으로 방문, 정상회담에 참석하며 비핵화와 평화를 논의하면서 국민들의 반응 또한 한층 과열됐지만 다소 냉정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김 부총리는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앞서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그는 "판문점 선언에서 경제 사안이 일부 담겨서 기쁘다. 앞으로 착실한 이행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면서도 "남북 경협이나 협력 사업 등 모든 부분에서 필요한 일은 차분하고 질서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남북관계에 대한 여론의 성급한 접근을 주의시키기까지 했다.

그렇더라도 김동연 부총리는 국제사회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께 국제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김동연 부총리의 면담 역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상향에 대해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아달라"며 신신당부하는 김 부총리이지만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 자신감을 내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데는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이하 경협공동위)의 부활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경협공동위는 2000년 남북 정상의 6·15 선언 이후 경협을 도맡아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2007년 10·4선언과 함께 수석대표를 부총리로 격상한 회의체이다. 경협공동위가 부활하게 되면 우리 측에서는 김동연 부총리가 수석대표로 나서 경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연구원은 "남북경협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분야는 당시 경협공동위의 연장선 상에 놓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다보니 현재 남한 경제의 총괄사령관 역할을 하는 김동연 부총리가 주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한 고위급 관계자는 "당시 전개했던 다양한 사업에 대한 연구용역 등도 있기 때문에 기존 사업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정책에 대한 기획에서 기재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및 우즈베키스탄 부총리를 만나 한국과 ADB,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오는 6일까지 ADB연차총회, ASEAN+3 재무장관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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